허리 아파 병원 찾았는데…마른 하늘에 날벼락, 혈액암?

기사등록 2024/09/27 08:01:00 최종수정 2024/09/27 08:43:47

다발골수종 첫 진단 환자의 70% 허리통증 호소

"만성질환 동반 많아…치료시기 놓치지 말아야"

[서울=뉴시스]9월은 '세계 혈액암 인식의 달'이다. 보통 혈액암이라고 하면 백혈병을 떠올리지만, 다발골수종도 발생 빈도가 두 번째로 많고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사진= 뉴시스DB) 2024.09.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 평소 허리가 좋지 않았던 여성 A(65)씨는 어느 날 계단을 내려오다가 허리 통증이 심해지고 다리의 힘이 빠졌다. 병원을 찾은 A씨는 척추 골절로 인한 신경 압박으로 진단 받았고 골절의 원인을 찾기 위한 검사 중 원인을 모르는 빈혈도 있음을 알게 됐다. 주치의는 혈액암을 의심해 A씨를 상급종합병원으로 전원시켰고 이후 A씨는 혈액·골수검사 등을 통해 혈액암인 다발골수종 진단을 받았다. 복합항암화학요법·자가조혈모세포이식 등 치료를 시작한 A씨는 2년째 재발 없이 지내고 있다.

9월은 '세계 혈액암 인식의 달'이다. 보통 혈액암이라고 하면 백혈병을 떠올리지만, 다발골수종도 발생 빈도가 두 번째로 많고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에서 새롭게 발생한 암 중 다발골수종은 1915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0.7%(지난해 중앙암등록본부 발표)를 차지했다. 다발골수종은 정상적 항체 대신 M-단백이라는 비정상적 단백질을 만들어 내 정상적인 면역체계를 파괴하고 여러가지 증상들을 유발할 수 있다.

박영훈 이대목동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다발골수종은 항체 생산에 관여하는 백혈구의 일종인 형질세포에서 발생하는 혈액암으로 국내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암 중 하나"라면서 "환자의 대부분이 60대 이상으로 고령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혈액암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발골수종의 대표적 증상 중 하나는 뼈가 약해지고 파괴되는 것으로, 다발골수종 진단을 처음으로 받은 환자의 약 70%는 허리통증, 고관절 부위의 뼈 통증을 호소한다. 고칼슘혈증으로 인해 갈증, 구역, 의식 장애와 빈혈로 인한 숨참, 어지러움, 전신쇠약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뼈가 약해져서 골절이나 허리, 갈비뼈 등에 통증이 발생하거나 신장 기능의 약화로 몸이 부을 수도 있다.

다발골수종은 질환 자체도 문제지만 고혈압, 당뇨, 신장질환, 골다공증, 퇴행성관절염과 같은 만성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

박 교수는 "환자의 대부분이 중년 이후에 발병하다 보니 만성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다발골수종의 징후가 나타나더라도 기존의 만성질환 증상으로 판단해 진단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유가 명확하지 않은 뼈 통증, 빈혈, 콩팥 기능 이상이 발생한 고령자는 다발골수종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발골수종은 고령화로 증가하고 있는 혈액암으로 빠른 진단을 통해 치료 성적을 높이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치료를 해야 한다"면서 "주치의와 치료계획을 상의하면서 합리적인 치료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