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승재 한은진 기자 =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가 윤한 갈등의 핵심 뇌관인 김건희 여사 문제와 관련해 김 여사 사과 여부를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친한계는 김 여사가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직접 사과하면서 이 문제를 털고 가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친윤계는 거대 야당의 정치 공세로 보고 사과를 할때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박정훈 의원은 26일 오전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법리적으로 기소하기 어려우니 사과로써 국민들의 마음을 풀어줘야 한다"며 "전당대회때 네 후보 모두의 의견도 똑같았다"고 했다. 박 의원은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 책임자 입장에서 볼 때는 그렇게 털고 가는 게 순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의원은 또 진행자가 '김 여사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보는가'라고 묻자 "제가 얘기한 결단이라는 것은 사과 부분이고, 지금 그 이상의 결단이라는 게 있을 수가 없다"고 했다.

친한계인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도 전날 유튜브 방송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5월 10일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 때 대통령께서 명품백 문제에 대해서 사과를 했지 않나"라며 "대통령도 했는데 당사자인 본인이 (사과)하는 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주장했다.

친한계에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가 독대를 통해 김 여사 문제를 직접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광재 대변인은 이날 오전 라디오 전격시사에 나와 독대 성사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대통령실도 결국에는 정무적인 판단을 내리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그는 독대 안건과 관련해 "처음에는 의정 갈등과 관련한 얘기들이 중심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며 "그런데 한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서 이야기하는 걸 들어보면 최근 김 여사를 둘러싼 리스크가 굉장히 커지고 있는 건 부인할 수 없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이어 "야당 지지자들이 김 여사를 공격하는 것과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분들이) 그런 걱정을 얘기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얘기"라며 "그런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반면 친윤계는 김 여사 문제가 당정 갈등 이슈로 부각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여론이 좋지 않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지만, 지금은 당내에서 한목소리를 내야 하는 시점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친윤계에선 야권이 윤 대통령 탄핵을 밀어붙이기 위한 차원에서 김 여사를 정치적으로 공격하는 상황인데 김 여사가 사과를 하게 되면 오히려 더 안 좋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한 지도부 소속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김 여사 사과 문제가 친한과 친윤으로 나누어져 갈등할 이슈는 아니다"라며 "그간 검찰의 수사도 있었고 윤 대통령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관한) 유감 표명도 있었다. 이게 또 사과를 해야 할 문제인가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친윤계 의원은 통화에서 "지금 민심은 당정 갈등을 야기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한목소리를 내고 한마음으로 싸워야지 자꾸 딴지를 걸어야 하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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