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균 양성 조종사 140여명 절반인 70여명 매년 유출
최근 5년간 대한항공 190여명, 아시아나로 30여명 이직
F-15K 조종사 1인 양성에 238억원 소요…민항사에 뺏겨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우리 군이 238억원 가량을 들여 양성한 공군 전투기 조종사들의 민간인 유출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이 공군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280여 명의 공군 영관급 조종사들이 군을 떠났다. 이 중 240여 명은 대한항공 등 국내 민간 항공사로 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 전역한 조종사의 대부분은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민간 항공사 행을 택했다. 2019~2023년 5년간 대한항공으로 이직한 공군 조종사는 190여 명에 달했다. 이어 아시아나 30여 명, 진에어 10여 명, 티웨이 7명 순이었다.
최근 5년 전역자 수를 보면 ▲2019년 70여 명 ▲2020년 70여 명 ▲2021년 9명 ▲2022년 60여 명 ▲2023년 70여 명이었다. 코로나19로 항공업이 불황이었던 2021년을 제외하고 매년 70여명에 달하는 조종사가 지원 전역한 것이다.
황 의원은 "공군이 한 해 양성하는 조종사가 평균 140명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양성 인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조종사가 해마다 유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 조종사를 양성하는 데 드는 비용은 크게 ‘비행교육비용’과 ‘전비 태세 훈련비용’으로 구성된다. F-15K 전투기 조종사의 경우 비행교육(입문, 기본, 고등)으로 1인당 6억9000만 원이 소요된다. 여기에 10년 동안 비행훈련(전비태세 훈련비용)으로 231억2000만 원이 추가로 필요하다.
황 의원은 "비행 입과 후 10년 차까지를 사실상 조종사 양성 기간으로 볼 수 있다"며 "국가 예산 238억1000만 원을 투입해 양성한 F-15K 전투기 조종사를 단 1원도 못 받고 민간 항공사에 빼앗기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13년 도입된 대한민국 최초의 다목적 경전투기 FA-50 조종사의 경우에도 비행교육으로 1인당 6억9000만 원이 든다. 여기에 전비태세 훈련비용으로 144억7000만 원이 더 소요된다. 이렇게 숙련 조종사가 되는 10년간 들어가는 비용은 모두 151억6000만 원에 이른다는게 황 의원 측 설명이다.
비행 입과 후 10년 차까지 조종사 1인당 양성비용은 ▲C-130 수송기 160억9000만 원 ▲KF-16 전투기 152억6000만 원 ▲FA-50 전투기 151억6000만 원으로 추정된다.
황 의원은 "조종사 근무여건 개선에 관한 획기적인 대책 수립은 물론이고, 대한민국 영공을 수호하는 공군 전투기 조종사로서의 자긍심을 고취 시킬 수 있는 방안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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