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민사사건은 총 457만여건으로 3년 만에 증가세를 보였다. 경기 침체로 인한 도산사건 등의 급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전날 '2024 사법연감'을 발간하고 지난해 전국 법원에 접수된 민사사건 수는 457만6462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법원이 같은 기간 처리한 사건 수는 453만2190건이다.

민사사건 접수 건수는 지난 2년(2021~2022년)간 감소하다가 지난해 상승세로 돌아섰다. 2021년에는 445만8253건으로 전년(482만9616건)보다 감소한 뒤 2022년에도 422만7700건으로 줄었다.

민사사건의 26.6%를 차지하는 독촉사건이 증가하면서 접수 건수에 영향을 미쳤다. 독촉사건은 변론이나 판결 없이 곧바로 지급명령을 내리도록 한 간이소송절차로 신속한 권리구제를 가능하게 한다.

2022년 104만923건에 불과했던 독촉사건 접수 건수는 지난해 121만5658건으로 약 20만건(16.8%) 증가했다.

도산사건 접수 건수도 증가세를 보였다. 2022년 17만9118건이었던 도산사건 접수 건수는 약 18.3% 상승해 지난해 21만1954건으로 집계됐다.

조정사건 접수 건수도 지난해 7만1947건으로 집계되면서, 전년 대비 약 8.2%(6만6468건) 상승했다.

민사 본안사건 1심에서 접수부터 첫 기일까지는 평균 134.7일이 걸렸다. 전년(137.7일)보다 3일가량 줄었다. 합의부 사건의 경우 176.6일이 걸렸다. 소장을 접수하고 처음 법정에 서는 날까지 6개월 가까이 시간이 소요되는 셈이다.

첫 기일이 잡히고부터 변론이 종결되기까지는 평균 54일이지만, 합의부 사건의 경우 326.3일이 걸렸다. 변론종결시부터 선고까지는 평균 15.4일이고, 합의부 사건은 49.7일이 소요됐다.

한편 대법원이 심리 중인 민사 소송 중 절반은 무분별하게 다량의 소송을 내는 이른바 '소권 남용인' 한 사람이 제기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6월30일 기준 대법원이 심리 중인 민사사건은 총 7283건으로, 그중 정모씨가 낸 소송이 52％(3830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년 이내 미제 사건으로 좁히면 전체 4154건 중 3829건(92％)이 정씨의 소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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