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대중화 뮤즈' 김주원 "'스테이지 파이터', 결과는 덤…성장기 과정에 집중"

기사등록 2024/09/24 18:54:23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온 '전방위 예술가'

엠넷 남성 무용수 서바이벌 '스테파' 마스터

오늘 첫방…발레·한국무용·현대무용 男무용수 서바이벌

[서울=뉴시스] '스테이지 파이터' 김주원. (사진 = 엠넷 제공) 2024.09.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정혜원 인턴 기자 = '전방위 예술가'로 통하는 발레리나 김주원(부산 오페라하우스 발레단 예술감독)은 그 자체가 장르로 통한다. 무용을 기반으로 복합적인 장르가 뒤섞인 독특한 작품들을 잇달아 선보이며 호평을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발레와 한국무용을 아우르는 춤 무대뿐 아니라 뮤지컬, 연극, 오페라, 방송, DJ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는 '발레 대중화의 뮤즈'로 통한다.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를 거쳐 전 세계 무용계 최고의 권위를 가진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최고 여성 무용수상을 받았다.

김주원이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24일 오후 10시 첫 방송하는 엠넷(Mnet) 남성 무용수 서바이벌 '스테이지 파이터'(스테파)(연출 권영찬, CP 최정남 PD) 마스터로 나선다. '스테파'에서 코치들을 아우르는 마스터 역을 맡는다.

이 프로그램은 몸으로 싸우는 남성 무용수 64명의 계급 전쟁을 담아낸다. 몸을 통해 메시지를 표현하는 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 장르의 남자 무용수들이 계급을 두고 한 판 싸움을 펼치는 댄스 서바이벌이다.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김주원이 적임자일 수밖에 없다.

김주원은 방송 직전인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호텔에서 열린 '스테이지 파이터' 제작발표회에서 "저는 35년째 계속 춤을 추는 무용수에요. 장르에 특화된 사람처럼 보이지만 여러 세계적 안무가들, 다른 장르 안무가들과 작업했어요. 여러 작업을 아우를 수 있는 경험이 있어서 저를 마스터로 불러주신 거 같다"고 말했다.

"세 장르가 실은 다 다르지만 공통분모가 있어요. 춤을 추면서 호흡하는 지점이 중요하다는 건 비슷하죠. 그래서 64명을 정성스럽게 바라보고 이해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스튜디오 안에 들어가면 그 열기가 대단해요. 그 에너지를 받으면서 심사하고 있죠. 부담을 갖고 있는 만큼 공정하게, 무용이 가진 기능들을 느끼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스테이지 파이터'라는 프로그램 제목은 이중적으로 느껴진다고 했다. "스테이지는 자기자신과 홀로 싸움도 있는 외로운 곳"이기 때문이다. "자기자신의 싸움을 스테이지 위에서 하는 무용수들을 보여주는 장이겠구나. 아름답겠다"고 설렌 이유다.

"현장은 계급 전쟁이 있고 서로 대결구도로 보여지는 것 같지만 그 안에서 제가 느끼는 건 개인 무용수들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순간들이에요. 너무 감동적이죠. 치열하고 흥미로운 걸 넘어서 공감할 수 있는 감동적인 현장이 많이 느껴질 겁니다. 몇 번 울기도 했어요."
[서울=뉴시스] '스테이지 파이터' 김주원. (사진 = 엠넷 제공) 2024.09.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전날 그룹 '(여자)아이들' 미연이 부른 노래에 발레가 매치된 영상이 공개됐다. 해당 안무는 이번에 코치로 나서는 발레 안무가 유회웅이 짰다.
 
장르 융합 전문가이기도 한 김주원은 "장르를 넘어서는 건 너무 일반적이에요. 공연계에서도 컬래버는 자연스러운 흐름이죠. 클래식 발레마저도 새롭게 재해석된다"고 짚었다.

"이번 영상에서 아이돌 가수의 목소리, 비트가 클래식 발레와 어우러지는 게 너무나 멋지고 아름다웠어요. 발레 무용수들도 K팝이 가진 개성이나 파워를 안무에 녹여내다 보니 새로운 클래식 발레 스타일이 생겨났죠. K팝이라는 음악이 클래식이랑 비슷하다 생각해요. 아이돌이 만들어지는 과정, 연습, 숙성과 자기자신을 이겨내는 과정이 유사해요. 그래서 볼수록 상당한 매력이 있다고 느껴져요. 저도 아이돌 음악에 춤을 추고 싶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무용 장르는 아직 상당수 대중에게 낯설다. 김주원은 하지만 일단 무대에서 행해지는 순수예술이라고 표현되는 에술들 역시 관객이 없으면 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클래식 춤들은 많은 분들이 모르신다고 해주셨는데, 저도 코치님들도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들을 하는 무용수들이에요. 이번에 저희가 마스터나 코치로 섭외된 데에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장르가 가진 특성에 대해 코치, 마스터가 코멘트처럼 많이 이야기해요. 이를 들으시면 '장르마다 규칙이 있구나'를 느끼실 거예요. 현대무용은 또 그냥 움직이는 즉흥 같지만 그 안에 기본기와 몸을 컨트롤 할 수 있는 힘이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너무나 다르게 느껴질 겁니다. 그런데 춤이 몸의 언어다보니, 굳이 어떤 설명 없이도 마음이 가고 감동할 수 있는 춤을 추는 무용수들도 분명 있습니다. 이런 점들 덕분에 어렵지 않게 보실 수 있을 거예요."

그래서 '파이터' '대결' '계급 경쟁' 같은 강렬한 단어들만 듣고 이번 프로그램에 대해 '결과만 추구하는 것'처럼 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서울=뉴시스] '스테이지 파이터'. (사진 = 엠넷 제공) 2024.09.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제가 '스테이지 파이터'에 참여하면서 느끼는 건 결과보다 오히려 과정들을 하나하나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라는 거였어요. 그 과정에 참여하는 무용수들의 애환과 성장기가 감동으로 다가왔죠. 시청자분들도 그 예술이 주는 감동을 느끼실 수 있을 거에요. 대결 결과는 덤이죠. 무용계에서도 이미 프로그램 시작부터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무용계 저변 확대에 도움이 되고, 무용수들을 위한 좋은 무대들이 마련된다는 기대가 있어서 반가워하고 응원하고 있습니다."

권영찬 CP는 무용을 소재로 삼은 것에 대해 "우리나라에 훌륭한 클래식 무용수가 많아요. 세계 각국에서 대단한 활약을 하고 있죠. 반면 대중들이 많이 알지 못하는 부분도 있어요. 이번 '스테이지 파이터'를 통해 매력적인 우리의 무용수들을 소개시켜 드리면서 개개인의 무용수들이 좀 더 팬덤을 확보했으면 합니다. 또 전 세계에 우리 K클래식 무용수들의 멋진 무대를 조금 더 많이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로 신드롬을 일으킨 최정남 PD가 연출한다. 최 PD는 "멋있는 무대도 좋지만, 기본기를 먼저 시창자분들에게 보여드린다면 무용에 조금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스테이지 파이터' 한국무용 코치로는 컨템포러리 한국무용의 창시자인 정보경과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글로벌 한국무용 안무가 김재승이 활약한다. 현대무용에서는 성창용과 최수진이 코치로 조합을 이뤘다. 성창용은 뉴욕 '엘빈 에일리' 최초 한국인 무용수로 26년 차 내공을 자랑한다. 최수진은 엠넷 '댄싱9'을 점령했던 히로인이다.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솔리스트 한성우, 발레 안무가 유회웅이 발레 코치로 발탁됐다.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 '램버트 무용단' 출신인 매튜 리치(Matthew Rich)가 '스테파'에 리허설 디렉터로 합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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