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한국주택토지공사(LH)가 추진한 경기 성남 판교 신도시의 공동주택 개발로 총 43조원의 개발이익이 났지만, LH가 얻은 이익은 11조5000억원에 그친 것으로 분석됐다. 나머지 이익 중 23조원 가량은 판교 신도시 아파트 수분양자들에게 돌아갔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SH공사의 '골드타운' 개발방식을 추진했다면 공공이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약 24조원으로 LH 개발 방식에 따른 이익 대비 약 2.1배 증가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SH도시연구원은 24일 이러한 내용의 SH 골드타운 방식을 적용한 '판교 신도시 개발사업 모의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SH공사의 골드타운 개발방식은 기존 LH 개발방식과는 달리 공공택지 중 공동주택 용지를 매각하지 않고 건물만 분양하는 '백년주택(토지임대부 분양주택)'과 장기공공임대 위주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분석 결과 LH는 판교 신도시 공동주택 개발로 총 43조1000억원의 개발이익을 얻은 가운데, 택지조성비와 건축비 등 사업비 6조1000억원을 제외한 11조5000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이중 택지 판매와 아파트 분양에 따른 사업이익은 5조4000억원, 국민임대주택 4개 단지의 자산가치 상승분은 6조1000억원으로 추정됐다.

반면 판교 신도시 아파트 수분양자들의 시세차익은 23조4000억원으로 판교 개발이익의 54.4%를 수분양자들이 가져간 것으로 추정됐다.

판교 신도시에 SH공사의 골드타운 방식을 적용할 경우 공공수익과 자산가치 상승분은 총 23조9000억원으로 불어났다. 반대로 수분양자의 시세차익은 3조5000억원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SH연구원은 "건물만 분양주택을 공급해 수분양자의 시세차익을 최소화했으면 9조5000억원 가량의 가격 안정 효과를 낼 수 있던 것으로 추정됐다"고 했다.

현재 서울에서는 공공(민간)분양 50%, 공공임대 50%(국민임대 30%, 장기전세 20%)를 공급하고 있다. SH공사는 향후 '건물만 분양' 50%, '반값 장기전세' 50%로 공급하는 골드타운 방식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SH연구원은 그린벨트 등 공적자산을 활용한 신도시 같은 공공개발은 공공이 토지를 보유하는 SH공사의 골드타운 방식이 집값 안정화, 공공자산가치 상승 등의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원은 "토지보상·수용을 통한 개발사업은 개발이익 사유화를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건물만 분양주택의 효과로 주택가격 거품을 제거하고, 공공이 소유한 토지의 자산가치 증가가 극대화할 것"이라고 했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서울 집값을 잡고자 추진하고 있는 3기 신도시는 과거 신도시 실패를 답습하지 말아야 한다"며 "3기 신도시 사업에 SH도 공동 참여하거나 SH 골드타운개발방식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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