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은영 인턴 기자 = 2024 파리올림픽에서 성별 논란이 일었던 알제리 복서 이마네 칼리프가 밀라노 패션위크에 등장했다. 팬들은 칼리프의 등장에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23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라레푸블리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칼리프는 전날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패션위크 보테가 베네타 패션쇼에 초대 손님으로 참석했다.
칼리프는 보테가 베네타의 2024 F/W 컬렉션 의상을 착용하고 등장했다. 노란색 재킷과 검은색 가죽바지를 매치한 그는 머리를 한 갈래로 질끈 묶고 금귀걸이를 착용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칼리프가 쇼장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는데, 칼리프가 등장하자 팬들은 환호하면서 사인을 요청했다. 일부 팬들은 아름답다는 의미의 이탈리아어 "벨리시마"와 칼리프의 이름을 연신 외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레푸블리카는 "패션위크에 참석한 칼리프를 알아본 팬들의 사인과 사진 요청이 쇄도했다"고 전했다. 칼리프 역시 뜨거운 반응에 응답하듯 미소를 지으며 요청에 응했다.
칼리프는 앞줄에 앉아 패션쇼를 관람했다. 그의 옆자리에는 할리우드 배우 줄리언 무어, 팝스타 리한나의 남편이자 래퍼인 에이셉 라키(A$AP Rocky) 등 세계적인 유명 인사가 자리했다.
레푸블리카는 "팬들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며 "칼리프가 올림픽 스타에 걸맞은 환대를 받았다"고 전했다.
칼리프는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66㎏급에서 우승, 알제리 여자 복싱 역사상 첫 메달을 목에 건 복싱 선수다. 하지만 그가 'XY 염색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성별 논란이 일었다.
앞서 칼리프는 지난해 국제복싱협회(IBA)가 주관한 복싱 세계선수권대회에서 'XY 염색체를 가졌다'는 이유로 실격당했다.
그런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염색체만으로 성별을 결정할 수 없다"며 칼리프의 파리올림픽 출전을 허용하면서 다시 링으로 복귀하게 됐다.
이를 두고 "여성 선수들에게 불공평하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올림픽 16강전에서 칼리프를 만난 자국 선수 안젤라 카리니의 경기를 앞두고 "남자 선수가 출전하는 건 부당하다"고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에게 항의하기도 했다.
실제로 카리니는 46초 만에 경기를 포기한 뒤 칼리프와의 악수를 거부했다.
다만 칼리프는 여성이지만, 남성 호르몬 수치가 높게 나오는 성발달이상(DSD)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성전환 수술을 받지는 않았다.
그는 올림픽 결승전에서 승리한 뒤 기자회견에서 "나는 다른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여성으로 태어나 살았다"며 "소셜미디어에서 내게 쏟아진 비난은 매우 부당하고, 인간의 존엄성마저 해쳤다. 모든 사람이 올림픽 정신을 준수하고, 타인을 비방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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