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떨어졌다"…예비신랑과 싸우다 의문의 추락사

기사등록 2024/09/24 11:15:09 최종수정 2024/09/24 11:23:14

유족 "극단적 선택할 아이 아니다" 의혹 제기

[서울=뉴시스]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예비신랑과 함께 있던 20대 여성이 추락해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유족 측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SBS '궁금한 이야기Y')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예비 신랑과 함께 있던 20대 여성이 추락해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두고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30대 남자친구가 "스스로 떨어졌다"고 주장한 데 대해 유족 측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이유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24일 부산 해운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8시 18분께 부산 해운대구 아파트 20층에서 여성 A씨(28)가 떨어졌다.

당시 A씨와 함께 있던 남자친구 B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는 A씨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결국 숨졌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발코니 창가에 있던 여자친구가 갑자기 떨어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간의 말다툼과 실랑이를 하던 중 A씨가 갑자기 베란다 쪽으로 달려가 몸을 던졌다는 게 B씨의 주장이다.

하지만 유족들의 입장은 달랐다. 지난 20일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 A씨의 아버지는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할 아이가 아니다"며 "홈쇼핑, 필라테스 관리자, 파워블로그 등을 하면서 생활력이 강했다"고 말했다.

A씨의 동생 역시 "(A씨는) 열심히 돈 벌고 잘 살고 있었다. 더군다나 내년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며 A씨가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유족 측에 따르면 사건 이후 B씨는 "말다툼하고 (A씨가) '기분이 나쁘니까 친구들하고 놀고 오겠다'고 얘기했다. 싸운 상태에서 나가면 안 풀린다면서 (제가) 발목을 잡았다"며 "(A씨가) 그거를 뿌리치더니 '네가 원하는 게 이거지' 하면서 갑자기 베란다로 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유족들이 "(A씨가) 창문과 방충망을 여는 동안 뭐 했냐"고 묻자, B씨는 "현관에서 한숨 쉬고 고개를 떨구고 있는데 그렇게 갔다"며 "떨어지면서 난간을 하나 왼손으로 잡았다. 그거라도 잡으려고 빨리 갔는데 못 잡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유족 측은 B씨의 설명에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A씨의 동생은 "아픈 사람도 아니고, 정신이 이상한 사람도 아닌데 이상하지 않냐. 방충망을 열기가 쉽지 않고, 베란다 창틀의 높이가 110cm다. 키 157cm의 누나(A씨)가 넘기 쉽지 않은데, 그동안 B씨가 막지 못했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집안에 몸싸움이 있었던 것처럼 물건들이 널브러져 있었던 점, 밖에 나가겠다고 했다가 갑자기 뛰어내렸다는데 휴대전화가 방 안에 있었던 점 등이 이상하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날 방송에 따르면 두 사람은 내년 3월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다. A씨의 지인은 이들이 결혼 준비 과정에서 경제적 이유로 자주 다퉜고, A씨가 누군가에게 맞아 다쳤다며 멍든 사진을 한 지인에게 보내기도 했다고 전했다.

심지어 사건 당일에도 A씨가 B씨와 낮부터 다투고 헤어졌다고 한다. A씨가 B씨에게 "집으로 오지 말라"며 헤어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B씨는 "풀어야 한다"며 A씨의 집으로 찾아간 뒤 사고가 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현장 감식 결과 A씨의 신체에서 B씨가 물리력을 가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인 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부검을 의뢰했다. 결과는 이달 말 나올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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