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 선생의 철학과 자연관 담은 여러 정원 선보여
[남양주=뉴시스]이호진 기자 = 아파트단지 등으로 주거형태가 밀집화되면서 쉽게 접하기 힘들어진 차별화된 녹색공간에 대한 갈망을 채워줄 경기정원문화박람회의 개막이 열흘도 채 남지 않았다.
오는 10월 3일부터 6일까지 경기 남양주시 다산동 다산·선형·수변공원 일원에서 열리는 올해 경기정원문화박람회의 주제는 ‘정원산책’으로, 남양주의 대표적 인물인 정약용 선생의 철학과 자연관을 담아낸 여러 정원이 선보일 예정이다.
대부분의 정원문화박람회는 정원문화 확산과 정원문화 산업의 발전 도모라는 본래 개최 취지 외에도 대부분의 관람객에게 '내 정원과 공동정원을 어떻게 꾸밀까'라는 고민을 덜어주는 행사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정원문화박람회에서 선보일 정약용 선생을 테마로 한 정원들은 실용적이고 따뜻한 작은 개인정원을 원하는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줄 것으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을 테마로 한 정원 중 눈에 띄는 정원은 양주준 작가의 ‘사암(俟菴)의 미음완보(微吟緩步)’다.
정약용 선생의 또다른 호인 사암을 품은 이 정원은 정약용 선생이 유배지에서 생활할 때의 정원을 상상해 만든 공간으로,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기는 공간마다 ‘잠시, 멈춤’이라는 작가의 메시지가 숨어 있다.
‘구름과 달을 맞이하는 물가’라는 뜻을 가진 조원희 작가의 운월지(雲月池)도 정약용 선생의 정원관을 현대식으로 해석한 정원이다.
조 작가는 “다산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실천적 정원인 다산 초당을 조영했다”며 “선생님의 시문 속에서 시시각각의 날씨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 계절별로 달라지는 감상, 정원 식물의 변화에서 실용적 정원을 가꾼 모습을 떠올렸다”고 설명했다.
생활정원 ‘목민심원(睦民心園)’은 정약용 선생의 애민정신을 정원에 담은 만지는 정원으로, 최계영·신수래·김명란 작가가 팀을 이뤄 장애인에 대한 포근한 마음을 담았다.
정원에는 시각장애인도 촉각과 후각을 통해 정원을 느낄 수 있도록 향기와 촉감이 뛰어난 식물이 손에 닿기 좋은 높이로 식재되며, 촉감과 향기가 정원 인근 개울의 물소리와 어우러져 평화로운 가을 정취를 선사한다.
이밖에도 물과 퇴비가 필요 없는 언덕인 후글쿨투어 ‘자연을 기르는 마음가짐, 목초심서(牧草心書)’ 등 정약용 선생의 실용주의와 애민정신을 바탕으로 꾸며진 다양한 정원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말씀 중에 ‘걷는 것은 청복(淸福), 즉 맑은 즐거움'이라는 말이 있다”며 “현대인들이 가진 녹색에 대한 그리움을 풀어줄 이번 박람회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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