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가을야구 가는 삼성…오승환 없이 PO 잡을까

기사등록 2024/09/24 08:00:00

오승환, 계속되는 부진에 결국 23일 1군 엔트리서 말소

박진만 감독 "구위 많이 떨어져…PO 출전도 쉽지 않아"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지난달 9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9회말 무사에서 등판한 삼성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역투하고 있다. 2024.08.09. hgryu77@newsis.com

[서울=뉴시스]문채현 기자 = 3년 만에 플레이오프(PO) 직행 티켓을 손에 쥔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마무리 고민에 빠졌다.

삼성은 지난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쏠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앞서 오승환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오승환은 올 시즌 27세이브를 기록했다. 이 부문 리그 전체 2위 기록이지만 시즌 후반 구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오승환은 평균자책점 4.91로 부진했고, 블론세이브는 8개나 범했다.

특히 지난 7월과 8월 나선 16경기에서 두 자릿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등 크게 부진했다.

재정비 시간을 가진 오승환은 9월 들어 다시 안정감을 찾아가는 듯했으나, 지난 15일 SSG 랜더스전에서 ⅔이닝 3실점으로 흔들린 것에 이어, 지난 22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아웃카운트 단 두 개만을 잡고 6실점(비자책)을 내줬다.

이에 삼성은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었음에도 오승환을 2군으로 내리는 결단을 내렸다.

이날 KIA와의 경기 전 박진만 삼성 감독은 "(오승환의) 구위가 많이 떨어졌다고 판단해서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냉정하게 봤을 때 오승환이 지금 구위로는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들어오기 쉽지 않다. 앞으로 시간이 있고, 기간도 남아 있어서 준비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은 쉽지 않다. 지금 구위로는 1이닝도 버겁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3년 만에 나서는 가을야구를 베테랑 마무리 오승환 없이 치르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 연장 11회초 무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솔로 홈런을 때린 삼성 구자욱이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2024.08.29. scchoo@newsis.com

이번 시즌 삼성은 투타에서 모두 고른 활약을 선보이며 정규리그 2위를 확정했다.

특히 올해 140경기서 팀 홈런 180개를 때려내며 이 부문 2위 NC 다이노스(166개)를 압도하고 있다.

데뷔 10년 만에 30홈런을 넘기는 것은 물론 타율 0.344로 시즌 내내 최고의 활약을 선보인 구자욱(33홈런)을 비롯해 김영웅(26홈런), 박병호(22홈런), 이성규(21홈런)까지 삼성 타자들은 뜨거운 방망이를 자랑했다.

현재 19홈런을 기록 중인 강민호가 홈런 1개를 더 추가할 경우 21년 만에 20홈런 타자를 5명 배출하는 대기록까지 작성하게 된다.

투수들 역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이번 시즌 삼성은 정규시즌 1위를 달성한 KIA(4.41)에 이어 평균자책점 2위(4.63)에 올랐다.

시즌 15승을 기록한 원태인이 현재 다승 단독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코너 시볼드(11승)와 데니 레예스(10승)까지 3명이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지난 7월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6-2로 승리한 삼성 오승환과 강민호가 기뻐하고 있다. 2024.07.14. bjko@newsis.com

남은 건 이제 포스트시즌이다. 오승환의 엔트리 제외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삼성은 확실한 마무리 없이 가을야구를 치러야 한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삼성은 정규시즌 3위가 거의 확실시된 LG 트윈스와 5전 3선승제로 맞붙을 확률이 높다.

오승환은 지금까지 포스트시즌에만 29경기에 등판한 명실상부 베테랑 마무리 투수다.

풍부한 경험만큼 오승환은 삼성에 많은 승리를 안겼다.

오승환은 지난 2011년(3세이브), 2012년(2세이브), 2013년(3세이브)까지 3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활약하며 삼성의 우승을 이끌었다.

다만, 지난 2021시즌 플레이오프에선 한 경기에 출전해 단 한 명의 아웃도 잡지 못하고 안타만 4개를 맞으며 2실점으로 부진했다. 당시 삼성은 두산에 2승을 내주고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오승환의 빈자리를 임창민과 김재윤, 김태훈 등이 채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간판 마무리 투수의 부진과 부재는 3년 만의 가을야구를 앞둔 삼성에게 아쉬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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