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VS 해리스' 누구든…"AI·반도체 패권경쟁 심화"

기사등록 2024/09/23 08:00:00

대한상의·한미협회 '美 대선 영향과 대응' 논의

"美,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자국 투자 유치 계속"

트럼프 당선 시 IRA 혜택 축소 가능성…대응 필요

[서울=뉴시스]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회관. (사진 = 대한상의) 2024.06.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치열한 레이스를 펼치는 가운데, 누가 당선되든지 앞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 기술을 둘러싼 미·중 패권 경쟁이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미협회가 23일 오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공동 개최한 '한미 산업 협력 콘퍼런스'에서 반도체 분야 전문가들은 "국내 반도체 산업의 위기 요인과 기회요인을 간파해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뜻을 모았다.

게리 클라이드 허프바우어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 대선에서 누가 되든 미국 내 반도체 투자에 크게 기여한 칩스법(반도체와 과학법·CHIPS법)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또 다음 대통령 임기 동안 반도체산업의 주요 관심사는 AI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트럼프가 될 경우 사회복지분야 지출에 관심을 쏟는 해리스보다 보조금 확대 가능성이 더 크다"며 "중국으로부터 고성능 반도체와 인재 확보를 철저히 차단하는 정책이 강력하게 추진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AI 가속기에 쓰이는 GPU(그래픽처리장치)와 3D 메모리칩이 중점 수출·생산 규제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창환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교수도 "미국의 반도체 투자 및 R&D 정책은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국가 안보와 경제력 향상이라는 큰 틀에서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트럼프는 고용창출 중심의 반도체 기술에, 해리스는 첨단기술 확보를 위한 반도체 기술에 중점을 두고 지원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우리 기업들의 대응 방향으로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는 "미국의 대체 불가능한 핵심 파트너 위치를 점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내 메가 클러스터 생태계 확충, 차세대 기술에 대한 R&D·인력 투자 등 중장기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트럼프 당선 시 반도체 투자 지원이 자국 기업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어 국내기업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모니터링과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내 반도체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주요국처럼 직접 보조금이 필요하다"며 "반도체 특별법 등 관련 법안들이 국회 내에서 신속히 검토되고 통과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배터리 분야에서는 정권 교체 시 IRA(인플레이션감축법) 혜택 축소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

'배터리 전쟁'의 저자 루카스 베드나르스키는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IRA 혜택이 축소돼 한국 배터리 기업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황경인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역시 "어떤 후보가 당선되든 탈중국 배터리 공급망 정책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배터리 원료·소재의 내재화 및 조달처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정건 경희대 교수는 "미국이 중국을 어떻게 견제할지에 대한 문제는 양당의 입장이 다르다"며 "미국의 중국 견제에 대한 정치적 디테일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회 요인을 찾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박재범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한국은 광물가공-소재-배터리-전기차 전체 밸류체인에서 중국의 유일한 대안이 될 수 있는 국가"라며 "정부 차원에서 한국 기업들의 광물 자원확보, 소재 가공 및 생산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미국 공급망 분야의 핵심 파트너가 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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