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BOJ 무난한 '동결'…엔화값 어디로

기사등록 2024/09/21 08:00:00 최종수정 2024/09/21 10:02:32
[도쿄=AP/뉴시스]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19일 도쿄에 있는 일본은행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3.19.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일본은행(BOJ)이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정책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점에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까지 맞물리며 엔화값의 연내 950원대 상승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전날 BOJ는 9월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연 0.25%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만장일치 동결이다. 지난 18일(현지시각) 미국이 빅컷(0.05%포인트) 인하를 단행해 미·일 금리차가 축소되면서 BOJ가 금리 인상에 서두르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BOJ는 지난 3월 회의에서 단기 금리를 17년 만에 인상하고 장단기 금리조작(YCC)을 폐지한 해 금리 변동을 용인했지만 4월 회의에서는 단기 금리를 연 0~0.1% 수준으로 유지했다. 그러다 7월에 또 한번 인상에 나서 정책금리를 0.25%로 올린 바 있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데이터가 전망대로 움직이면 금리를 인상해 간다는 생각은 기본적으로 변하지 않는다"면서도 "어느 정도 전망대로의 움직임이 계속되면 판단에 이르는지는 정해진 페이스감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다시 엔화값이 강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미 연준이 9월 FOMC에서 빅컷(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하며 금리 인하 사이클에 나선데 다, BOJ가 결국 금리 인상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BOJ의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연말과 내년 초로 엇갈린다.

최근 BOJ가 물가 상승 리스크 등에 따라 마이너스 금리를 포기하고 금리를 서서히 높이면서 엔화값은 상승세다. 7월까지 달러당 160엔대까지 떨어졌던 엔화값은 9월 미국의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되고 BOJ가 금리 인상에 시동을 걸면서 이달 초에는 달러당 엔화값은 140엔까지 치솟은 바 있다.

다만 엔화값 상승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 연준과 BOJ가 통화정책을 서서히 움직일 것으로 관측되면서다. 제롬 파월은 빅컷을 단행한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 조정을 서두르지 않겠다"며 "필요하다면 일시 중단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BOJ 역시 8월 초 글로벌 증시 대폭락의 원인으로 7월 말 BOJ의 금리 인상에 따른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지목되면서 금리 인상에 서두르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8월 5일 블랙먼데이로 불리는 폭락장에서 니케이225는 12.4% 빠진 바 있다. 당시 코스피와 코스닥도 각각 8.77%, 11.30% 급락했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서서히 금리 인하에 나서고 BOJ의 금리 인상 기대가 겹치면서 원·엔은 연말 95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면서도 "다만, 연준의 금리 인하에 원화와 엔화가 동시에 영향받으면서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전날 엔화값은 한때 달러당 141엔까지 올랐다가 BOJ 회의를 소화하며 143엔 중반까지 내렸다. 오후 3시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전일대비 5.09원 오른 936.45원을 기록했지만 우에다 총재 기자간담회 후 920원 후반대로 떨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