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9월 코스피서 6조330억 순매도
삼성전자 비중 93.6% 달해…2위는 'SK하닉'
반도체 업황 우려 반영, 역사적 저점 분석도
[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가 코스피에서만 6조원이 넘는 주식을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외국인의 순매도는 삼성전자 한 종목에 쏠렸다. 외국인은 전체 순매도 규모와 맞먹는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했고, 그 비중은 93.6%에 달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2~20일 코스피에서 6조330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이 가장 외면한 종목은 시가총액 1위 대장주 삼성전자였다. 이 기간 외인은 단 하루를 제외하고 삼성전자 순매도에 나섰고, 총 5조9256억원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도 규모는 9월 전체 매도 금액과 맞먹는다. 비중으로 환산하면 93.6%다.
2위는 SK하이닉스가 차지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SK하이닉스의 주식 8402억원을 '팔자'에 나섰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 9월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각각 15.2%, 9.5% 하락했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 둔화 및 가격 하락 전망이 제기되며, 올해와 내년 이익 전망이 하향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 박석현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의 경기 정점 통과 우려로 외국인 자금 이탈이 지속되고 있다"며 "오는 24일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실적 발표와 향후 메모리 반도체 업황 전망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3분기 들어 한국과 대만 시장에서 대량 순매도를 지속하고 있다"며 "8월 이후 한국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는 약 8조9000억원을 기록 중이며, 대만의 경우 7월부터 지속돼 약 25조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반도체 매도가 출회된 데에는 G2 국가의 경기 불안도 있지만, 반도체 업황과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의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은 9배 초반, 선행 PBR(주가순자산비율)은 1배 근접했고, SK하이닉스 선행 PER은 5배 하회, 선행 PBR은 1배 초반으로 내려앉았다"며 "과거 역사적으로 봤을 때 저점권에 근접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고 삼성전자우(2239억원), 기아(1671억원), NAVER(1333억원), 하나금융지주(895억원), LG화학(779억원), 카카오(540억원), KB금융(529억원), 금양(486억원) 등이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에 올랐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외국인의 순매도는 대부분 반도체 기업에 집중됐고, IT와 금융, 2차전지 등 업종별로 다양했다.
반면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10대 종목에는 HD현대일렉트릭(1905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1766억원), LG전자(1734억원), LG에너지솔루션(1422억원), 아모레퍼시픽(1248억원), 삼성SDI(1168억원), 신한지주(742억원), 현대로템(685억원), HD한국조선해양(607억원), 현대글로비스(537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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