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못채겠지?"…제조일 속인 과실주 '이렇게' 잡았다[식약처가 간다]

기사등록 2024/09/22 10:01:00 최종수정 2024/09/22 10:22:31

식약처, 제조연월일 변조 정보 확보해 현장 단속 후 적발

열풍기·커터 칼 등 이용해 기존라벨 제거 후 새 라벨 부착

현장서 475병 압류…광주청에 행정처분 요청·특사경 수사

[서울=뉴시스] 2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주류제조업체에서 과실주의 제조연월일을 변조해 판매한다는 정보사항에 따라 현장단속을 실시했다. 사진은 과실주 제조연월일 변조 작업에 쓰인 도구들과 변조 작업 과정. (사진=식약처 제공) 2024.09.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전북 고창군에 위치한 주류제조업체인 A사에서 과실주의 제조연월일을 변조해 판매한다는 정보를 획득했다. A사가 추석을 맞아 선물용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과실주의 제조연월일을 최근으로 변조한다는 정보였다. 주류 중 과실주는 제조연월일만 표시하며 소비기한은 없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해당 정보를 근거로 식약처는 지난달 29일과 30일 이틀에 걸쳐 현장 단속을 펼쳤다. 단속 결과 2022년 4월 4일 제조한 과실주 '명작 복분자 15%'의 제조일을 2024년 7월 11일로 변조한 사실을 확인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A사는 과실주 명작 복분자 15%의 한글표시사항을 열풍기, 커터 칼 등을 이용해 제거한 후 제조연월일이 2024년 7월 11일로 표시된 새로 제작한 라벨을 다시 부착하는 방법으로 추석 선물용 주류의 제조연월일을 변조했다"라고 설명했다. 변조 작업은 포장실에서 진행됐다.

식약처 조사결과 2022년 4월 4일 제조해 2년여 기간 동안 판매하지 못하고 보관하고 있던 과실주를 최근에 제조한 제품인 것처럼 표시해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제조연월일을 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변조된 과실주의 판매량은 올 7월 15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37병, 131만원 상당이었다. 식약처는 현장에서 475병을 압류하고 관할청인 광주식약청에 영업등록취소 및 해당 제품폐기를 요청했다. 식약처는 "특별사법경찰인 위해사범중앙조사간에 수가를 의뢰했다"며 "수사 결과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에 적발된 과실주는 인체에 미치는 위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는 "과실주는 소비기한이 없는 식품으로 해당 제품도 소비기한 표시가 없고(소비기한 없음) 제조연월일을 최근 제조한 것처럼 변조한 것으로 인체에 미치는 위해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밝혔다.

한편, A사는 탁주, 과실주 등 17품목을 생산하는 농업회사법인이다. A사는 유명 주류업체인 B사의 이름을 차용하고 있으나 B사는 A사의 일정 지분만 소유하고,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식약처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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