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금리 인하·이익 성장 뒷받침"
"반전 계기 생기면 탄력성 발휘될 것"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글로벌 증시가 상승 재료로 인식한 가운데 코스피는 주도주인 반도체주 부진으로 상승폭이 제한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하 수혜주인 바이오주 등의 강세만으로는 지수 상승을 견인하기에 역부족인 모습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까지 3거래일 연속 상승세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하는 빅컷 결정에도 상승폭이 제한돼 2580선에 그쳤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홀로 1조2000억원 가량 순매도했는데, 이 중에서 전기전자 업종에 1조1000억원이 집중된 게 특징이다.
반도체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불안을 잠재우지 못한 탓에 대장주 삼성전자(-2.02%), SK하이닉스(-6.14%)가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 1, 2위를 차지했고, 기관이 이 물량을 받아내 각 기관 순매수 1,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과잉 우려와 함께 관련 종목들의 목표주가를 낮춘 것도 반도체 투자 심리 위축에 불을 지폈다.
반면 코스닥 대장주 알테오젠(9.55%)은 10% 가까이 뛰면서 시총 2위인 2차전지주 에코프로비엠과의 격차를 벌렸다. 제약·바이오주는 연구·개발 비용이 많이 들어 금리가 내려갈 때 자금 조달이 수월해져 대표적인 금리 인하 수혜주로 거론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도주의 조건은 내러티브(스토리)와 이익 성장에 있으며 이런 관점에서 현재 바이오가 차기 주도주의 유력 후보인 것은 맞다"며 "금리 인하 수혜라는 내러티브, 이전 바이오 장세 때와는 달리 실체 있는 이익 성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주도주인 2차전지와 올해 주도주인 반도체는 이 둘의 조건을 온전히 충족하고 있지 못한 만큼 2차전지가 주도주로 복귀하거나 반도체가 주도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는 데 한계에 부딪칠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훈훈해진 글로벌 분위기에 국내 증시만 강하게 동참하지 못하는 모습은 분명 아쉬우나 이러한 상황이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점을 예상하기는 어려우나 반전 계기만 만들어진다면 그동안 언더퍼폼해오며 눌려왔던 탄력성이 크게 발휘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이어 "글로벌 리스크 선호 심리와 높은 확률로 동행해왔던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수급이 아직은 돌아오고 있지 않으나 현재의 미 연준 빅컷은 경기 침체 없는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일 가능성이 높다"며 "여기에 리스크 선호 심리가 더욱 더 살아나면서 외국인 수급이 돌아오기 시작한다면 폭발적인 상승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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