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발식 겸직·강의책임시간 미준수…전통대 교직원 복무 관리 허술

기사등록 2024/09/18 11:39:26 최종수정 2024/09/18 11:52:25
[서울=뉴시스]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경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1.04.1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국가유산청 산하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교직원 복무규정 미준수 등 학교 윤영 관리 부실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1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기헌 의원이 국가유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감사결과 처분요구서'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은 지난달 전통대에 25건의 처분을 요구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4월1일부터 26일 중 15일간 전통대 감사를 진행해 지난달 전통대에 감사결과를 통보했다.

구중 현행 전통대 관사관리규정상 교원의 경우 최대 7년간 관사 거주가 가능하다. 지난 4월 감사일 기준 관사 입주 기간이 이미 수십 년 지난 교수들이 다수 확인됐다.

A교수는 교내 관사에서 지난 2002년 5월1일부터 2024년 4월22일 현재(감사일 기준) 22년11개월 째 거주하고 있다.

B교수는 외부 관사에서 18년간 살고 있다. C교수는 교내 관사에서 7년1개월을 살다가 외부 관사로 이주, 또다시 7년7개월 째 살다가 이번 감사에서 적발됐다.

관사 입주자들이 입주 기간을 '셀프 연장'한 사실도 드러났다.

관사 사용기간이 만료돼 입주 기간을 연장하려는 경우 관사관리규정에 따라 관사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 다수 관사 입주자들이 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고 계속 관사를 사용하고 있었다.

국가유산청은 전통대에 "관사 입주 기간이 만료된 교수들은 퇴거조치하라"고 시정조치를 내렸다.

이 의원실은 "확인 결과 전통대는 18일 현재까지 해당 교수들에게 퇴거 통보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임 교원들의 강의 책임시간 미준수 문제도 심각했다.

교원은 주당 9시간 강의를 책임져야 한다. 개인 사정이나 수강 신청 인원 미달 등의 이유로 이를 준수하지 않은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교직원들이 외부 강의 신고 의무를 소홀히 하거나, 사전 승인을 받지 않고 외부 강의를 수행하는 등 복무 관리에도 문제가 드러났다.

2년간 119회 외부강의를 하고 수당 3400여만원을 챙긴 교수도 있었다.

전임 교원들이 겸직 허가를 받지 않거나, 과도하게 겸직을 맡은 경우도 확인됐다.

전통대 전임교원 36명 중 26명이 겸직 허가를 받지 않은 채 각종 학술단체 이사, 감사, 정부·지방 국가유산위원 활동을 하고 있었다. 교원 1명이 최대 12개를 겸직한 경우도 있었다.

공무국외출장과 공무 외 국외여행에 대한 복무 관리도 문제가 있었다.

일부 교직원들은 출장과 여행을 다녀온 후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고, 근무상황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 출국과 귀국 일정과 근무상황 보고가 일치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전통대 운영 관리가 엉망진창"이라며 "이는 공공기관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관사 관리부터 교직원 복무까지 모든 분야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책임 있는 운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즉각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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