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휴스턴 송유관 대폭발 화재로 주민 수 백명 이틀째 귀가 못해

기사등록 2024/09/18 09:34:40 최종수정 2024/09/18 09:56:24

17일 화재 규모 줄었지만 진화 안돼..맨몸 대피로 불편 극심

승용차 돌진으로 밸브 부근 파괴.. 불기둥 수십 미터 치솟아

[휴스턴( 미 텍사스주)= AP/뉴시스] 미국 휴스턴 교외 서머턴에서 16일 승용차 한대가 대형 송유관 밸브가 있는 지역에 돌진해 송유관이 폭발하면서 수 십미터의 불기둥이 솟아 올랐다.  주민들은 대피 이틀이 되도록 불길이 잡히지 않아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고 AP통신이 17일 보도했다.  2024. 09.18.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미국 텍사스주의 휴스턴시 교외에서 일어난 송유관 폭발 화재가 이틀 째 진화되지 못하고 있어 긴급 대피한 주민들 수 백명이 언제 귀가할지 알 수 없다고 AP통신을 비롯한 미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이번 송유관 화재는 승용차 한대가 펜스를 통과해 돌진하면서 녹지에 시설된 송유관 밸브를 치는 바람에 이 곳이 폭발하면서 수 십 미터의 불기둥이 하늘로 치솟았다.

이어서 주민 대피령에 따라 사람들의 피난이 시작되었지만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언제쯤 대피 주민들이 귀가 할 수 있을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사고가 난 곳은 휴스턴 시의 한 월마트 매장과 이웃 주택가 사이에 있는 녹지의 초원 통로 부근이었다.  맨 몸으로 화급히 대피한 주민들은 귀가 통보를 받지 못해 지쳐가고 있다.  일부는 집으로 돌아가서 옷가지와 필요한 물건을 챙긴 뒤 급히 다시 떠나는 모습이 보였다.

주민 크리스티나 레프는 " 우린 간신히 입던 옷만 걸치고 반려동물만 챙긴 채 집을 나왔고,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채 실려왔다"고 말하면서 "정말 최악의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불이 난지 24시간이 지났지만 불길의 크기가 다소 줄었을 뿐 휴스턴 교회  디어 파크와 라 포트 사이에서 일어난 불길은 여전히 하늘로 치솟은 채 진화되지 않고 있다.

현지 당국도 어떻게 해서 폭발이 일어났는지 등 상황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밝히지 못하고 있다.

수사관들은 SUV차량 한대가 월마트 부근의 울타리를 치고 통과해서 지상의 송유관 밸브를 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틀이 지난 지금도 운전자가 누군지, 사고후 어떻게 되었는지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디어 파크 경찰에 따르면  경찰과 연방수사국(FBI)이 송유관 폭발에 관한 아무런 증거도 찾지 못했으며 액화 천연가스 수송관인 이 곳이 조직 범죄나 테러 범의 공격을 당한 것인지도 판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시 당국은 16일 밤 발표에서 "독립된 (개인의) 사고 같다"고 발표했지만 어떻게 그런 결론을 내렸는지에 대해서도 자세한 이유는 밝히지 않고 있다. 
 
이 화재로 주민들에게는 대피령이 내려졌고, 주변 도로는 폐쇄됐다.  지하 매립 고압선이 불타면서 수 천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으며, 일부 학교에는 휴교령이 내려졌다.

소방당국은 불기둥 주변에 물을 뿌리며 화재 진압에 나섰지만, 불길이 거세 접근조차 쉽지 않았고 사고를 낸 차량은 전소되었다. 

주택가 어린이 놀이터의 놀이기구도 녹아버릴 정도의 강력한 화염 때문에 약 1000가구의 주민들이 근처의 학교 등 다른 장소로 대피했다가 지금은 400여 가구로 줄어들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사고 현장 근처에는 지하에 매설된 고압선 전력선과 송전 시설들이 많이 있어서 정전이 뒤따랐다. 

이 곳 해리스카운티의 리나 이달고 치안판사는 " 불길은 진화하지 못했지만 좋은 소식도 있다.  송유관내 압력이 계속 줄어들고 있어 곧 진화가 완료될 것으로 낙관한다"고 발표했다고 AP는 전했다.

화재 직후 송유관 회사 측은 송유관의 스위치를 모두 잠갔지만 이 곳에는 32km 간격으로 송유관 밸브가 설치되어 있어 그 사이의 액화가스가 모두 불타서 없어져야만 불길도 소진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비영리단체인 파이프라인 안전 트러스트의 로버트 홀 고문은 직경 50cm가 넘는 송유관의 밸브 사이가 수 십 km거리여서 그 안의 연료가 모두 타려면 하루 이틀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석유화학 중심지인 휴스턴 부근에는 정유 공장과 수천 마일이 넘는 파이프라인이 밀집해 있다.

그 동안 크고 작은 폭발사고와 송유관 화재가 흔히 일어났고 어떤 경우에는 사망자도 발생했다.  하지만 에너지 업계가 주민보호와 환경 보호에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느냐 하는 문제는 매 번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가 사라지기 일쑤였다.

국립교통안전국(NTSB) 위험물질 및 송유관 조사관 출신의 홀 고문은 연방 법규에는 아직도 주택가와 상가 부근의 송유관에 대한 관리 지침과 규제가 충분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지금 그 문제는 각 주 내의 커뮤니티 소관인 지방과 지역의 문제로 되어 있는 게 문제" 라면서 민감한 송유 시설등에 차량이 돌진하거나 사고로 파괴를 당하는 경우를 막기 위해서 시멘트를 채운 파이프 등의 보호장비와 더 강력한 방호 시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화재가 난 송유관의 소속회사인 댈러스 소재 '에너지 트랜스퍼' 회사는 이 번에 화재가 지역에서 가까운 모든 송유관들은 중간 밸브 사이의 양쪽을 모두 막아서 전체 송유관과 격리 해 놓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회사는 밸브 근처의 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 수칙이나 안전 조치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즉답을 하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