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형 배터리 전기차, 편의·안전성 높인 대안 될까

기사등록 2024/09/18 06:00:00 최종수정 2024/09/18 07:30:23

전기차 시장 침체 위기감, 수요 둔화 우려 고조

10분 내 완충배터리로 교체…장시간 운행 가능

中 선두주자…차량·충전인프라 등 표준화 관건

[서울=뉴시스] 지난 3월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EV 트렌드 코리아 2024' 현대자동차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전기차를 살펴보고 있다. 2024.09.18.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이연희 기자 = 전기차 배터리 화재 사고가 잇따르며 전기차 시장 자체가 침체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자 근본적인 해결책으로서 '교체형 배터리 전기차'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18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기차 업계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교체형 구독서비스가 전기차 캐즘(chasm), 즉 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을 극복할 수 있을지 여부가 화두다.

기존의 충전식 전기차는 충전시간이 오래 걸리고 일상 속 충전소 등 인프라가 아직은 부족해 대중화가 요원하다는 인식이 컸다. 최근에는 인천 청라에서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로 아파트 전체가 큰 피해를 입는 대형사고가 발생해 안전성 우려까지 겹쳤다.

이 같은 기존의 전기차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으로 거론되는 것이 배터리 교체형 전기차다. 방전된 배터리를 완충된 배터리로 교체하기 때문에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더 길어진다. 배터리가 고장났을 때 간단히 교체한 후 계속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다만 차량 하부에 있는 배터리를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내연기관 차량을 위한 주유소처럼 전문 설비를 갖춘 스테이션에서 차체를 들어올린 후 배터리팩을 교체해야 한다.

중국의 경우 일찍이 교체형 배터리 전기차를 중심으로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니오(NIO)는 2018년 처음으로 전기차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을 설치했고 지난 4월 2400개 이상까지 늘렸다. 니오는 유럽에도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을 40여 개 구축하는 등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경쟁사인 상하이자동차도 배터리 교체형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선두주자로서 교체형 배터리 실증을 추진하는 단계다. 충전스테이션에서 배터리를 5분 내 교환하는 서비스를 위해 배터리가 탈부착되는 전기차 제작 프로젝트 실증은 지난 2월 국토교통부 모빌리티혁신위원회로부터 규제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부여받았다.

현대차는 배터리 탈부착 차량을 안전하게 제작하는 실증부터 진행한다. 올 하반기에는 현대자동차그룹에서 분사 독립한 '피트인'과 협업, 충전 스테이션을 이용한 교환식 충전 서비스 실증을 추진한다. 피트인은 2026년까지 10분 내 배터리 교체가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서울 동작구 구로전화국 인근에 설치된 배터리 교환형 전기오토바이 충전소. 2024.09.18.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LG에너지솔루션은 사내 벤처 기업 쿠루(KooRoo)를 통해 배터리 공유 스테이션을 통해 전기 이륜차용 배터리 교체 서비스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 시내 스테이션은 200여 곳 수준이다.

문제는 배터리와 차량, 충전소의 표준화다. 중국의 경우 정부 주도로 교체형 배터리 자동차에 초점을 두고 인프라를 확대할 수 있지만 국내의 경우 각 완성차 제조사에 맡기고 있고 충전식 전기차에 맞춰 인프라를 구축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제주도에서 교체형 배터리 전기차 사업을 운영하다 실패한 전적도 있는 만큼 보다 체계적인 실증과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같은 한계 때문에 배터리 교체형 전기차를 도입하더라도 택시, 버스, 대형 화물차 등 영업차량에 우선 적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피트인' 역시 택시 장거리 운행으로 택시 회사가 많은 경기도 안양에 1호 스테이션을 내고 영업용 전기차를 타깃으로 운영 중이다. 피트인은 향후 배터리 교체형 구독서비스를 운영하며 비즈니스 모델을 고도화해나갈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dyhle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