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조수원 기자 = "나는 앞날만 생각했기 때문에 불안했던 거야. 현재를 마주 보지 않아서. 내가 어디를 걷고 있는지 몰라서."
책 '스파이라'는 에피네프라는 치명적인 전염병이 휩쓴 근미래를 배경으로 디스토피아이면서도 기술이 발달해 제2의 가상 인생 서비스가 제공되는 세계상을 다뤘다.
정신 전산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AE라는 거대 기업을 둘러싼 인물들의 첨예한 대립을 그려냈다.
AE의 배후를 파헤쳐나가면서 스파이라의 실체에 다가가기까지의 여정을 그린 이 작품은 2024 제7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
저자 김아인은 "세상이 변해가는 속도에 적응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인류가 진보해 가는 방향이 옳은지 알 수 없는 데에서 오는 초조함 등 오묘한 불안을 담아내고 싶어 쓴 소설"이라고 전한다.
"첨탑. 그 순간 내 머리에 선명하게 떠오른 이미지는 성경에 나오는 거대한 바벨탑이었다. 언어중추를 거치지 않은 대화. 분화된 언어들과 인간들 사이의 재결합. 서로 다른 언어를 갖게 된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게 구약이 묘사하는 세계의 시작이었다면, 반대로 되돌아 모이는 건 세계의 끝을 의미할까."(1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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