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중동 시장 진출↑
지역별·문화적 특징 중요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최근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움직임이 부쩍 활발해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현지 특성에 맞는 진출 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조사 결과 국내 스타트업의 22.5%는 현재 해외에서 사업을 진행 중이며 해외 진출 경험이 있거나 고려하고 있는 곳까지 합하면 77%가 해외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16일 업계 관계자는 "초기 북미와 유럽 진출에 주력하던 국내 스타트업들이 최근 동남아, 중동 등 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추세"라며 "지역별 특징과 문화를 고려해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호텔 디지털 전환(DX) 스타트업인 H2O호스피탈리티는 일본, 동남아, 중동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발 빠르게 진출한 기업 중 하나다.
일본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스푼라디오는 일본 사람들이 개인 프라이버시를 매우 중시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에 이용자가 신분 노출을 하지 않고 오디오로 소통하면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일본 MZ세대의 눈길을 끌었다. 현재 스푼라디어의 서비스 지표 50% 이상이 일본에서 발생하고 있다.
또한 일본의 경우 외국 업체에 보수적인 태도를 지닌 만큼 신뢰와 신용을 먼저 쌓는 것이 우선이다. H2O는 이에 따라 현지 기업(하우스케어, 호스포얼라이언스)을 인수합병하는 방법으로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매우 다양한 문화권이 있는 동남아 시장은 나라마다 일일이 다른 전략으로 공략하는 것이 쉽지 않다. 따라서 H2O는 현지 기업과 제휴를 통해 간접적으로 공략해 진출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2022년 현지 프롭테크 스타트업 리비에 전략적 투자를 결정했다.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는 중동 국가들은 핵심 기술의 내재화를 원한다. 따라서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거나 합작법인(JV) 형태로 진출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마트팜을 만드는 애그테크 기업 엔씽은 중동 시장 개척을 위해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의 패밀리오피스인 틸본드캐피탈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엔씽은 농작물 재배 환경이 척박한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의 농업 환경 자체를 바꾸겠다며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 및 할랄 규정집을 학습해 할랄 적합성 여부를 판단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슈크란 코리아는 아예 중동 시장을 겨냥해 창업한 경우다. 현재 UAE, 사우디, 오만, 이집트 등의 러브콜을 받으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H2O 역시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정부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현지 사업 지원은 물론 투자까지 받아냈다. 이웅희 H2O대표는 중동 시장 개척을 위해 올해 초 가족과 함께 UAE 아부다비로 이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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