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권에 따르면 8월 가계대출 증가세는 신용대출, 제2금융권 등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 11일 발표한 '2024년 8월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8월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대비 9조8000억원 증가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수도권 중심의 부동산 상승세에 주담대 증가폭이 7월 5조6000억원에서 8월 8조2000억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기타대출은 신용대출 증가 영향으로 1조1000억원 늘며 전월(-1000억원)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전환했다.
2금융권 가계대출은 3000억원 증가하며 전월(-1000억원)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여신전문금융회사(+7000억원)와 저축은행(+4000억원)도 증가세를 이어갔고, 상호금융권(-1000억원)은 감소세를 유지했다. 보험(+3000억원) 역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이는 수도권 부동산 상승세, 9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에 따라 8월에 막차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특히 은행들이 주담대 제한 조치를 내리자, 대출 수요가 은행 신용대출과 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풍선효과'를 예의주시하면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추가 대책으로 신용대출에 소득대비대출비율(LTI)을 적용해 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줄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은행권도 주담대에 이어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지난 10일 간담회에서 은행장들은 "갭투자에 활용될 수 있는 전세자금대출, 유주택자가 당장의 실거주 목적이 아닌 주택을 추가 구입하기 위한 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에 대해서도 심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금융당국은 제2금융권 풍선효과 방지를 위해 관련 주담대 현황을 매일 보고받고 있다. 상호금융은 대출 감소세를 유지 중이지만 유사시를 대비해 5개 상호금융 중앙회로부터 대출 잔액을 전달받고 있다.
제2금융권도 자체적으로 대출한도를 축소 중이다. 보험사들은 유주택자 주담대 제한 등 대출 문턱을 높였고, 상호금융권은 다주택자에 대한 수도권 주담대 한도를 축소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향후 가계대출의 증가세가 다소 완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규제, 은행권의 자율적 조치, 2금융권 풍선효과 점검 강화 등의 영향이 9월부터 본격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12일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은행 쪽만 비교를 해보니 대략 5영업일 기준으로 증가폭이 8월 대비 절반 정도 수준"이라며 "5영업일 밖에 안 되기 때문에 상당히 조심스러운 숫자이지만 9월에 분명히 (가계대출 강화 조치의) 효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금융권으로 가는 부분에 대해서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관리 기조는 유지하겠다"며 "아직 눈에 띄는 모습은 파악이 안 되지만 늘 유의해서 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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