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추절의 상징 된 옥토끼…中 달 탐사선에도 담겨

기사등록 2024/09/15 19:00:00

홍콩 SCMP, 중추절 관련 옥토끼 전설 조명

중국 달 탐사계획 창어에도 등장

[코펜하겐=AP/뉴시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중추절과 관련해 옥토끼에 얽힌 전설을 최근 조명했다. 사진은 지난달 19일(현지시각)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항공기 한 대가 상공에 떠 있는 슈퍼문을 가로질러 비행하고 있는 모습. 2024.9.15
[베이징=뉴시스]박정규 특파원 = 한국의 추석과 마찬가지로 음력 8월15일은 중추절로 일컫는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권에서 기념하는 주요 명절 중 하나다.

이런 공통점은 보름달과 함께 토끼와 관련된 전설이 있다는 점에서도 나타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중추절과 관련해 이 같은 옥토끼에 얽힌 전설을 최근 조명했다.

15일 SCMP에 따르면 아시아 문화권에서는 매년 음력 8월15일께 가을 수확철을 맞아 달과 관련된 축제를 벌인다. 이날을 중추절로 기념하는 중국의 경우 달에서 '위투(玉兔·옥토끼)'와 함께 궁전에 사는 달의 여신 '창어(嫦娥·달의 여신 항아)'의 전설이 전해진다.

여러 이야기 중 하나는 옥황상제가 불멸의 약을 만드는데 이에 결점이 많은 인간 대신 동물세계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토끼가 선택됐다는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굶주린 노인으로 변장한 옥황상제가 여러 동물들에게 먹을 것을 요청하자 토끼는 스스로 불 속에 몸을 던져 자신의 살을 음식으로 제공했고 이에 감명받아 토끼를 달 궁전으로 승천시켜 불멸의 약을 만들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는 기원전 5세기 초 인도 지역의 고대불교 문헌 속 이야기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이며 이와 비슷한 전설은 이후 중국의 불교 문헌이나 일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이 밖에 중국 문화에서는 신선이 된 토끼가 하늘로 올라가던 중 혼자 외롭게 지내는 창어를 보고 막내딸을 보내 함께 살게 했다거나, 토끼의 모습을 하고 있는 창어가 신들로부터 벌을 받아 불사의 약을 만드는 벌을 받았다는 이야기 등도 있다.

달의 여신 창어의 전설은 중국에서만 전해지는 전설이지만 이 같은 토끼와 관련된 달의 전설은 동아시아부터 북중미 원주민에게 이르기까지 고대 문화권에 널리 퍼져있다는 게 SCMP의 설명이다.

창어와 옥토끼는 1969년 미국 아폴로 11호가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했을 당시 나사(NASA)가 교신을 통해 “계수나무 그늘에서 뒷발로 서있는 커다란 중국 토끼와 함께 아리따운 중국 소녀가 있는지 알려달라"고 한 내용에서도 등장한다.

이처럼 옥토끼는 중국뿐 아니라 추석, 달과 관련해 보편적인 정서가 돼있다. 하지만 최근 달 탐사 등에 주력하고 있는 중국은 옥토끼 대신 중국 전설에서만 등장하는 창어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중국은 달 탐사 프로젝트를 창어의 이름을 딴 창어 계획으로 명명해 2004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 6월에는 달 탐사선 '창어 6호'가 세계 최초로 달 뒷면에서 토양 샘플을 채취하고 지구로 귀환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은 2028년까지 창어 7호와 창어 8호를 잇달아 보내 달에 연구기지를 구축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다만 달에 창어만 간 것은 아니다. 창어와 함께 옥토끼도 함께 실어 보냈다. 중국은 2013년 창어 3호를 달에 보냈을 때 월면차인 위투를 달 표면에 내려보냈고 2019년 창어 4호가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할 당시에는 위투 2호를 보냈다.

창어와 함께 달로 간 옥토끼의 스토리를 중국의 야심찬 우주계획에 고스란히 반영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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