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특공대 스마트팩토리 자동화 도입
택배 물류부터 초콜릿 기계까지 다양해
"스마트팩토리 기술력으로 턴어라운드"
거대한 세탁기만 여러 대 돌아가고 있을 줄 알았던 세탁 공장 스마트팩토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택배 물류회사에서 쓰이는 레일이었다.
지난 12일 경기 양주시에 위치한 세탁특공대 스마트팩토리에는 세탁업을 하는 공장에서 보기 힘든 다양한 기계들이 2000여평 공장 내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
세탁특공대는 고객의 세탁물을 문 앞에서 수거하고 48시간 내 세탁 후 문 앞으로 배달해 주는 비대면 모바일 세탁 서비스 앱이다. 서울 금천구과 경기 양주시 두 군데에 위치한 세탁특공대 스마트팩토리에서는 하루 총 3만벌의 세탁물이 처리된다. 어떻게 그 많은 빨래들이 섞이지 않고 주인을 찾아갈 수 있을까.
예상욱 대표는 스마트팩토리의 '모듈형 공장'이 해답이라고 말했다. '모듈'은 쉽게 말해 세탁하는 모든 과정을 작은 단위로 쪼개놓은 것인데 이 모듈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이른바 자동화 공정이다. 자사 직영 스마트팩토리는 입고부터 세탁, 출하에 이르는 전 공정 표준화 및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예 대표는 "기찻길을 생각하면 쉽다"며 "기찻길 중간에 많은 역들이 있는데, 그 역에 내릴 때마다 자동으로 기록(스캔)되기 때문에 옷을 잃어버리거나 섞일 일이 없다"고 설명했다.
옷들이 레일을 타고 이동하면서 세탁·드라이, 건조, 다림질, 포장 등 수많은 세탁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 전체가 '트래킹'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것을 가능토록 하기 위해서는 먼저 입고된 세탁물에 고객 정보를 담은 태그를 붙이는 '소팅(Sorting)'이 필요하다. 인공지능(AI)은 이 태그를 인식해 99% 이상의 정확도로 세탁물을 자동으로 분류하고, 앞으로의 전 과정도 데이터로 남길 수 있다.
태그가 붙은 옷가지들은 레일을 타고 이동해 '얼룩제거 요청', '프리미엄' 등 같은 유형끼리 모였다. 세탁소 사장이 직접 옷감을 만져봐야 구분하는 것들을 단 몇 초 만에 AI가 판단해 분류한 것이다.
세탁을 마치고 레일을 타고 이동하는 옷들 중 셔츠는 마치 주유소에 있는 자동세차기처럼 생긴 터널(터널 피니셔)에 들어가 다려진 채로 나왔다. 마네킹에 입히자 뜨거운 스팀이 나오면서 주름을 펴주는 기계(멀티형 폼피니셔)를 거치는 바지들도 있었다.
이윽고 자동화 공정의 막바지에 다다른 옷들은 메탈프로게티(MPT)라는 세탁물 합포장 자동 분류 시스템을 거치게 된다. 이 기계는 이탈리아에서 초콜릿을 만드는 데 사용됐던 것으로 약 11억원 설비 비용이 투자됐다.
MPT는 옷의 태그를 찍어 고유의 번호를 가진 행거에 걸면 AI가 자동으로 분류해 한 고객의 세탁물을 모아 합포장하는 기계다. 옷을 여러 벌 세탁 맡기더라도 한 번에 포장된 상태로 배송받을 수 있다.
예 대표는 "엔지니어들이 같이 빨래를 해보다가 아이디어를 낸다"며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전 세계에서 방법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들에게는 AI가 아니라 빨래가 깨끗하게 나오는 것이 핵심"이라며 "기존 아웃소싱 구조에서 지금의 스마트팩토리 체계를 구성하고 나서는 컴플레인이 6%에서 0.3%로 굉장히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세탁특공대는 지난해 말부터 3분기 연속 흑자를 내며 스마트팩토리 기술력으로 적자 기업에서 돌아섰다. 앞으로 자동화 설비를 확대하기 위해 양주에 제3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할 계획이다.
예 대표는 "유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의류 보관 서비스나 세컨드핸드 비즈니스 등으로 확대하기 위해 현재 워셔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운영 중이다"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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