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당뇨치료제 공급위해 투자 계속
'젭바운드', 올해 美 점유율 50% 전망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글로벌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수요가 급증한 비만·당뇨치료제와 새로 허가받은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아일랜드 공장에 18억 달러(한화 약 2조4000억원)를 투자키로 했다.
13일 일라이 릴리와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릴리는 최근 승인된 초기 증상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키선라’(성분명 도나네맙)를 포함한 신약의 생산을 늘리기 위해 아일랜드 리머릭의 제조 공장에 10억 달러(약 1조33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또 릴리의 당뇨·비만 치료제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작년부터 의약품 생산을 시작한 아일랜드 킨세일에 8억 달러(약 1조650억원)를 추가해 새로운 시설을 확장키로 했다.
에드가르도 에르난데스(Edgardo Hernandez) 릴리 제조 사업부 총괄 부사장 겸 사장은 “이러한 투자를 통해 일부 의약품의 생산량을 늘려 당뇨병, 비만, 알츠하이머병 환자 수백만 명이 가장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이러한 최첨단 시설은 미래의 유망한 파이프라인을 지원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머릭에는 머신러닝, AI(인공지능), 자동화된 로봇 공학 및 시스템과 같은 첨단 기술이 탑재된다. 이를 통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의약품을 적시에 공급할 수 있을 전망이다.
릴리는 이번 확장의 일환으로 리머릭에 엔지니어, 과학자, 품질 보증 전문가, 운영 인력 등 고숙련 근로자를 위한 150개의 일자리를 추가로 창출해 총 450명의 직원을 고용하게 된다. 리머릭 공장에서의 생산은 2026년부터 가능해진다.
지난해부터 당뇨·비만치료제를 생산하기 시작한 아일랜드 킨세일 공장에서는 연속 제조 기술을 통합하는 디지털 우선 프로세스를 채택해 복합 펩타이드 생산을 위한 새로운 제조 플랫폼이 구축된다.
릴리는 자사 비만치료제 ‘젭바운드’(티르제파티드)와 당뇨치료제 ‘마운자로’ 수요가 지난해 공급을 앞지르면서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한 바 있다. 2020년부터 미국과 유럽에 제조 시설을 건설, 확장·인수하는 데 200억 달러(약 27조원) 이상을 투자했는데, 최근 투자의 대부분은 젭바운드와 마운자로에 따른 것이다.
릴리가 지난해 12월 젭바운드를 출시한 이후 미국에서 약 40%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릴리가 제조 능력을 확장하면서 올해 말까지 비만치료제 시장 점유율을 50%까지 늘려 경쟁하고 있는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와 50대 50의 비율로 양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임상시험 결과, 젭바운드가 위고비보다 체중감소 효과가 더 큰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에 다수 분석가들은 앞으로 젭바운드가 위고비 매출을 앞지를 것으로 보고, 릴리의 주가가 올해 약 60%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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