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 신고에도 범인 특정 근거 없어 미제 종결
피해자 몸 닦게 하고 휴대전화 들고 도주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주거침입 혐의로 붙잡혔다 DNA 대조 분석을 통해 13년 전 강간사건 범인으로 지목된 현직 경찰관이 구속기소됐다.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정민)는 12일 경찰청 소속 경위 A(45)씨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주거침입강간), 건조물침입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는 현재 직위에서 해제된 상태다.
앞서 서울 은평경찰서는 지난 5월 영업이 끝난 은평구 노래방에 누군가 몰래 들어갔다는 취지의 신고를 접수, 추적 끝에 A씨를 특정해 입건했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A씨의 DNA를 분석·대조한 결과 13년 전 서울 강남에서 발생한 강간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DNA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강간 혐의를 추가 적용해 지난달 27일 서울서부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A씨의 휴대폰을 압수 분석하고 경찰청이 운영하는 지문검색시스템(AFIS)을 통해 미제사건 지문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등 추가 수사를 벌였으나 다른 범행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시 강간 사건은 피해자가 범행 당일 신고를 했음에도 범인을 특정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 미제로 종결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범행 후 피해자의 몸을 닦게 하고 현장 증거물을 모두 가방에 넣고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현장을 이탈했다.
또 장마로 인해 도주로 주변 폐쇄회로(CC)TV가 작동되지 않았고 피해자의 몸에서 DNA가 발견되었으나, 기존 DNA 신원확인정보 데이터베이스에서 정보가 발견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A씨가 지난 5월 다시 노래방에 침입하면서 범죄 현장에서 DNA가 발견되면서 A씨는 덜미가 잡혔다.
검찰 관계자는 "A씨에게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향후 여죄가 발견될 경우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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