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일본 김 생산량 '뚝'…'김' 수산식품 수출액 1위
김 수출 증가로 국내 공급량 감소·가격 상승…유통 구조 점검
수출 경쟁력 확보 위해 영세한 산업 구조 개선·연구개발 확충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지난해 이른바 '바다의 반도체'로 불리는 김 수출액이 사상 처음 1조원을 돌파했다. 수출국도 지난 2010년에 비해 올해 2배가량 증가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김은 2019년부터 우리나라 수산식품 수출액 1위를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김과 미역 등 해조류의 국내 총 생산량의 90% 이상을 생산하는 전남지역의 김 수출량이 증가했다. 전남도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 말까지 전남산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4억6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억6500만 달러)보다 27.9%(1억200만 달러)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다.
부문별로 김·미역 등 수산물이 2억9015만 달러로, 전년 대비 34.6% 증가했다. 품목별로 김 수출액이 2억2715만 달러로, 1년 새 56.8% 급증했다. 김은 전남산 수산물 전체 수출액의 78.2%를 차지하며 수출 증가를 주도했다. 냉동 김밥을 비롯한 K-푸드 열풍에 쌀(2857만 달러)과 미역(1521만 달러) 수출도 각각 79.5%, 28.0% 증가했다.
김 수출이 늘어나면서 국내 공급량이 줄고, 가격도 상승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마른김 중품 10장 기준 소매가격은 이달 기준 1354원으로, 지난해(988원) 같은 기간 대비 37% 올랐다.
정부는 물가 상승 부담을 낮추기 위해 김 수급 안정화 방안을 시행 중이다. 양식장은 신규 양식면허 발급을 통해 2700ha(헥타르) 확대하고, 이달 말까지 마른김과 조미김에 대해 할당 관세를 적용한다. 또 해수부와 공정거래위원회, 해양경찰청 등 관계기관이 가공업체 등을 대상으로 유통 교란 행위가 없었는지 점검하고 있다.
해수부는 지난달부터 '중장기 김 수급 구조개선 방안 연구'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맡겼다. 김 수출 확대에 따른 산업 성장과 기후변화에 따른 생산 변동성 등에 관한 연구로, 연구 기간은 오는 12월24일까지다.
또 국내 김 생산과 수급 현황, 유통 과정 등도 들여다보고 있다. 해외 수산물 유통 구조 등을 비교해 유통 구조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양식어가를 비롯해 김 제조업체, 수출업체 등 관련 주체들의 의견을 듣고, 김 수급 안정 및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지난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 간담회에서 김 수급과 관련해 "김 신규 먼허를 받은 양식어가 들이 이달부터 채묘를 시작해 10월부터 김을 생산할 계획으로 향후 김 수급은 보다 안정화될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김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수급 안정화 방안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수출 경쟁력 강화와 수급 안정 등을 위해서는 영세한 산업 구조를 개선하고, 김종자 연구의 체계적인 개발과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김 수출 증가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일본 등 해외 김 생산이 부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지구온난화로 인한 피해에서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실제 이대로라면 10여년 뒤 우리나라의 김 생산량이 최대 27.2% 줄어들고, 피해 비용이 500억원을 넘길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전남도는 김 산업의 연구개발을 위해 400억원을 들여 국립 김산업진흥원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종자 개발과 어장 환경 개선 등 영세한 산업 구조를 개선하고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콘트롤타워격인 가칭 '한국김공사' 설립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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