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하이브 '작심 비판'…"민희진 대표 복귀 원해" 최후통첩(종합)

기사등록 2024/09/11 20:19:30 최종수정 2024/09/12 06:41:36

이날 오후 긴급 라이브 방송

"민 대표가 시킨 것 아냐…다섯 명 인생 걸린 문제라 용기 내"

하니 "하이브 내 다른 팀 매니저가 날 무시"

"불쌍한 민 대표님 그만 괴롭히길"

"함께 작업한 분들에 대한 존중·예우 해줬으면"

"하이브가 뉴진스 생각해주는 회사인지 의심스러워"

[서울=뉴시스] 뉴진스. (사진 = 유튜브 캡처) 2024.09.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신드롬 걸그룹 '뉴진스' 멤버들이 자신들의 소속사 어도어 민희진 전 대표와 어도어 모회사 하이브 간 갈등과 관련 직접 입장을 밝혔다. 특히 자신들을 대하는 하이브 태도에 대해 작심 비판했다.

뉴진스 다섯 멤버는 11일 오후 7시께 새로 개설한 유튜브 채널 'nwjns'에서 '뉴진스가 하고 싶은 말'이라는 제목으로 약 30분 간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이날 혜인은 "라이브를 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민희진) 대표님의 해임이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스태프들이) 부당한 요구와 압박 속에서 마음 고생하는 것을 보는 게 힘들었다. 그리고 저희 다섯 명의 미래가 걱정돼 용기를 내게 됐다"라고 운을 뗐다.

멤버들은 이날 갑작스러운 라이브에 대한 반응이 걱정됐다고 털어놨다. "대표님(민희진)이 시킨 것이 아니냐는 엉뚱한 말이 나올 것 같다"는 것이다.

멤버들은 "이 부분에 대해 확실하게 말하고 싶다. 저희 다섯 명이 정말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준비한 라이브다. 저희끼리 준비할 수 없는 부분들은 신뢰하는 감독님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팬덤 '버니즈'까지 나서 자신들을 도와주고 있는데 뒤에서 숨는 건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이들은 "어른들의 일이라고 맡기고 기다리기에는 저희 다섯 명의 인생이 걸린 문제다. 저희가 겪고 있는 일인 만큼 저희가 이야기를 하는 게 건강한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어 용기를 냈다"고 강조했다.

김주영 대표를 비롯 현재 어도어 경영진과 진행한 미팅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얘기했으나 소통이 막힌 느낌이 들어 라이브를 진행하게 됐다며 "어도어 분들도 몰랐을 일이라 놀라셨을 것 같다. 저희 의사를 최대한 솔직하게 이야기하겠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그룹 뉴진스가 3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5 S/S 서울패션위크 포토월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2025 S/S 서울 패션 위크는 오는 7일까지 DDP와 한남 쇼룸 등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21개 브랜드의 패션쇼와 더불어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2024.09.03. jini@newsis.com
특히 최근 자신들의 연습생 시절 영상, 의료 기록 등이 모 매체를 통해 공개가 된 것과 관련 "그걸 보고 정말 놀랐다. 저희를 보호해야 하는 회사가 이런 자료들을 관리 못하고 유출시켰다는 게 정말 이해가 안 됐다"고 토로했다. "당연하게도 앞으로 저희에 대한 이상한 자료, 허위사실들이 퍼질 수도 있겠다"고 걱정했다.

이와 관련 자신들의 부모, 민 전 대표와 함께 문제 제기를 해왔지만 하이브의 조치가 없었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민 전 대표 해임 이후 "저희가 앞으로 누굴 믿고 의지해야 할지 정말 막막하다"고도 했다.

뉴진스 멤버 하니는 하이브 내 다른 팀의 매니저에게 무시를 당했다고도 주장했다. 헤어·메이크업을 받는 하이브 사옥 4층 복도에서 대기 중에 다른 팀원, 담당 매니저가 지나가서 인사를 했는데 "그쪽 매니저 님이 제 앞에서 '무시해'라고 하셨다. 제가 왜 그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지금 생각했을 때도 이해가 안 간다. 정말 어이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니가 겪은 해당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는 민지는 "상상도 못한 일을 당했는데 (해당 매니저는) 사과는커녕 잘못을 인정하시지도 않았다. 지켜주는 사람도 없는데 은근히 따돌림을 받지 않을지 당연히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김주영 대표에게 관련 일을 보고했다는 하니 역시 "(김 대표가) 저한테 증거가 없고, (일을 처리하기엔) '너무 늦었다'고 하면서 넘어가려고 한 것을 보며 저희를 지켜줄 사람이 없어졌다는 걸 느꼈다"고 마음 아파했다. "솔직하게 말씀드렸는데 거짓말쟁이가 된 것 같았다. 제가 직접 겪었던 일인데도 넘기려고 하시니까 어떤 일이 생길지 걱정되고 무섭다"는 것이다.

민지는 자신들이 만들어온 작업물들이 침해 받고 있다는 것도 불만이라며 특히 뉴진스 '디토' 'ETA' 뮤직비디오를 작업한 신우석 돌고래유괴단 대표를 대하는 현 어도어의 태도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뉴진스. (사진 = 어도어 제공) 2024.07.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정말 저희를 생각하신다면 신우석 감독님과의 일에 대해서도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됐다. 저희를 위하지 않았으면서 자꾸 위한다고 하시는 건지 모르겠다. 민 대표님은 물론 (그간) 함께 작업한 분들에 대한 존중·예우를 해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해린은 "뉴진스와 버니즈의 관계성을 상징하는 채널(반희수)도 잃을 뻔했다"고 거들었다.

이외에도 자신들의 상식 선에선 이해가 되지 않은 무섭고 불편한 일들이 많다며 "하이브가 뉴진스를 생각해주는 회사인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오늘 다 말씀드리긴 어렵다. 어떤 심정으로 이런 자리를 만들고 이런 방법을 택했는지 여러분이 조금은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민 전 대표 해임 사실을 당일 기사를 통해 알게 돼 당황했다는 멤버들은 그녀에 대해선 절대적인 신뢰를 보여줬다.

다니엘은 "민희진 대표님과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게 꿈이었다. 근데 이제는 그 일들을 할 수 없게 됐다. 정말 저희를 위하신다면 아티스트를 생각한다는 말만 하지 마시고 저희가 활동할 수 있게 그냥 놔둬 달라"고 강조했다.

또 "인간적인 측면에서 저희 민희진 대표님을 그만 괴롭히셨으면 좋겠다. 솔직히 대표님 너무 불쌍하고 그리고 하이브가 그냥 비인간적인 회사로만 보인다. 저희가 이런 회사를 보고 뭘 배우겠냐"고 반문했다.

민지는 "저희가 원하는 건 민희진 대표님께서 대표로 있으신 경영과 프로듀싱이 통합된 원래의 어도어"라면서 "지금 이런 요청을 드리는 건 이것이 하이브와 싸우지 않고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업무상 배임 혐의 관련 피고발인 조사를 마친 뒤 경찰서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07.09 hwang@newsis.com
그러면서 하이브에 최후 통첩을 보냈다. 그는 "저희의 의견이 잘 전달됐다면 방시혁 의장님 그리고 하이브는 25일까지 어도어를 원래대로 복귀시키는 현명한 결정을 해주시기 바란다. 저희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뉴진스 멤버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경우 선택에 대해선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 라이브 방송은 따로 공지를 하지 않았음에도 6만여명이 실시간으로 시청하기도 했다. 약 30분간 방송이 됐고 현재는 채널이 폐쇄됐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 5월 어도어 임시주주총회(임총)에서 '경영권 탈취' 의혹 등을 제기하며 민 전 대표의 해임을 추진했다. 하지만 민 전 대표가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을 받아들이면서 불발됐다. 다만 민 전 대표의 측근 신모 부대표와 김모 이사는 당시 사내이사에서 해임됐었다.

민 전 대표는 하이브 임원진과 갈등과 별개로 프로듀싱 능력은 인정 받고 있다. '뉴진스 맘'으로 통할 정도로 뉴진스의 색깔과 정체성을 책임지고 있다. 민 전 대표와 뉴진스는 내년 첫 월드투어도 예정하고 있다. 그런데 어도어 이사회는 지난달 27일 민 전 대표를 해임하고, 김주영 사내이사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이후 어도어는 뉴진스 프로듀싱 업무를 민 전 대표가 그대로 맡는다고 밝혔지만 민 전 대표는 반발했다.  

민 대표와 하이브는 고소, 고발을 주고 받은 상태다. 하이브는 앞서 민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민 대표는 박지원 전 하이브 대표 등을 업무방해, 전자기록 등 내용탐지,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정보통신망침해 등),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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