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 '국민평형' 60억원 신고가 경신
강남 재건축·신축 아파트 희소성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문턱을 높이는 등 대출 조이기에 나선 가운데 서울에서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강남권에서 이른바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 아파트가 60억원에 매매되며 '국평 60억원 시대'를 열었다.
서울 집값의 '바로미터'인 강남권 고가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경신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 등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대출 규제 영향을 받지 않는 자금 여력을 갖춘 주택 매수자들이 강남권 고가 아파트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집값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반포에서 국민평형 아파트가 60억원에 거래되며 역대 국평 아파트 중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전용면적 84㎡)가 지난달 2일 60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3.3㎥(평)당 약 1억7600만원이다. 지난 7월29일에 44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불과 나흘 만에 16억원이 올랐다.
특히 강남권 등 선호 지역에서 직전 최고가를 경신하는 신고가 거래 비중이 점점 늘고 있다. 매매 거래 3건 중 1건이 신고가 거래인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지난 5일 기준) 강남구에서 거래된 아파트 가운데 신고가 비중이 35%를 차지했다. 이어 서초구 32%, 용산구 30%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를 주도하는 지역에서 매매 3건 중 1건은 신고가를 경신한 것이다.
강남구 아파트의 매매 계약 신고가 비중은 6월 16%에서 7월 25%로 급등했고, 8월에는 전월 대비 10%p(포인트) 상승했다. 또 서초구는 지난달뿐만 아니라 7월에도 신고가 비중이 34%를 차지했다.
강남·서초·용산 등의 신고가 비중은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 신고가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서울 아파트값이 24주 연속 오르는 가운데 매매시장 신고가 비중은 5월 9%→6월 10%→7월 11%→8월 12%로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또 강남·서초·용산 외에 종로구(33%), 마포구(23%), 양천구(18%), 송파구(17%), 광진구(16%), 성동구(15%) 등에서 신고가 비중이 서울 평균보다 높았다.
부동산 시장에선 강남권 신축 아파트의 희소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똘똘한 한 채'를 향한 수요가 여전하고, 개발 호재가 줄줄이 이어지면서 '강남 불패' 신화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강남권에서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재건축 단지들의 희소성이 높아졌고,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자들이 강남권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기를 하면서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장기화하며 지역의 따른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강남지역의 초고가 단지는 희소성이 높고, 자산가들의 수요가 많아 금리나 대출 규제 등에 영향을 덜 받는다"며 "초고가 단지의 희소성과 상대적으로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신고가 경신 사례가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은 "고금리가 길어지며 서울 내에서 집값 격차가 심화하고 있다"며 "같은 서울이라도 금리 민감도에 따라 지역별로 집값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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