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산업차관 HBM 수출 통제 가능성 시사
HBM, 올해 상반기 삼성·SK 대중 '수출 효자'
수출 통제 시 韓 메모리 수출 업계 부정 영향
앨런 에스테베스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은 10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2024 한미 경제안보 컨퍼런스'에서 인공지능(AI) 구현의 중추인 하이엔드 그래픽처리장치(GPU)에 HBM가 필요하다"며 "우리가 우리 자신과 동맹들의 수요에 맞도록 이 능력을 개발하고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의 이날 발언은 HBM 중국 수출 통제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한 외신도 마이크론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중국에 HBM을 공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대중국 반도체 추가 통제 조치를 단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HBM을 만드는) 3개 기업 중 2개가 한국 기업이므로 우리에게 너무나 영향이 클 수 있다"며 "단 이 단계에선 말씀 드릴 것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안보를 이유로 AI 기술 개발에 사용되는 최첨단 반도체와 관련 기술에 대한 대중국 수출 통제 조치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에도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첨단 반도체 제조 및 양자 컴퓨팅 등 급부상한 신흥 핵심 기술을 수출 통제 대상으로 지정하는 임시 최종 규칙(IFR)을 발표했다.
메모리 업계에서 HBM은 PC, 모바일 등 기존 주력 시장의 소비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업체들이 가장 주력하는 제품군이다.
각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상반기 중국 매출은 32조345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7조8080억원) 대비 81.6% 증가했다.
회사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9.6%에서 올해 같은 기간 16.1%로 6.5%포인트(p) 올랐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중국 매출은 3조8821억원에서 8조6061억원으로 121.7% 늘었다.
양사의 대중국 매출 증가는 메모리 반도체 수출이 늘어난 게 주효했다. 특히 HBM은 공급 대비 수요가 워낙 많아 잘 팔리고 있다.
미국이 추가 수출 통제에 나설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HBM 재고 비축을 서두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중국이 미국의) 추가 수출 제한에 대한 두려움에 AI용 칩과 메모리 재고 비축량을 대폭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HBM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관련 제품 매출 비중도 20%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HBM 관련 추가 제재가 나온다면, 실적 성장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HBM은 아직 중국 메모리 업체들이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는 분야로 오직 미국 마이크론을 제외하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메모리 업체들만 만들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HBM 수출 규제는 중국 기업들의 HBM 사재기로 현재 수혜를 보고 있는 한국 메모리 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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