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와 또 비교하며 개선 요구
협회 다른 경기장 검토 중이나, 마땅한 대안 없어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한국시각)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치른 오만과의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2차전 원정 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지난 팔레스타인과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던 한국은 오만을 상대로 첫 승을 신고하며 월드컵 예선 첫 두 경기를 1승 1무(승점 4)로 마무리했다.
답답한 흐름 속에 승리를 이끈 건 손흥민이었다.
이날 후반 37분 결승골을 포함해 1골 2도움 원맨쇼를 펼쳤다. 전반 10분엔 황희찬(울버햄튼)의 선제골을 도왔고, 후반 추가시간엔 주민규(울산)의 쐐기골을 이끌었다.
경기 후 승점 3점을 딴 것에 기뻐했던 것도 잠시, 손흥민은 곧바로 잔디 이야기를 했다.
그는 "그라운드 상태가 좋아서 선수들이 조금 더 자신 있는 플레이를 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지난 팔레스타인전이 무승부로 끝나고 "기술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볼 컨트롤이나 드리블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빠른 템포의 경기를 못 한 것이 팬들에게도 아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홈에서 할 때 (잔디가) 개선됐으면 좋겠다. 원정 경기 그라운드 컨디션이 더 좋다는 게 한편으로는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작심 발언했다.
실제로 중계 화면으로 보인 오만의 잔디 상태는 '논두렁' 같았던 서울월드컵경기장보다 좋아 보였다. 홈 경기에서 자주 미끄러졌던 선수들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공을 컨트롤했다.
대표팀이 지난 두 경기에서 보여준 경기력엔 분명 아쉬움이 남지만, 안방에서 태극전사를 괴롭힌 잔디 문제도 분명 영향을 끼쳤다.
손흥민이 잔디 불만을 표출하면서 축구협회는 10월15일 예정된 이라크와의 월드컵 3차 예선 홈 경기를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치르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수원월드컵경기장은 그라운드 보수 공사 중이고, 인천문학경기장은 사용하지 않은 지 오래됐다.
전주나 울산 등 지방에서 치르는 방안도 있지만, 선수들의 이동 편의를 고려하면 쉽지 않다.
한편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를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 서울월드컵경기장운영처는 더운 날씨와 인력 부족이 원인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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