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매각한 '편광필름'은 어떤 사업?[삼성SDI 편광필름 매각①]

기사등록 2024/09/10 11:09:29

1.1조원에 국내외 사업장 및 우시법인 지분 매각

TV, 모니터에 쓰인 검은 필름…빛 투과 결정하는 핵심소재

높은 기술력 장점…세계 최초 'QLC 편광필름' 개발도

[서울=뉴시스] 삼성SDI 편광필름 공장 모습. (사진=삼성SDI) 2024.09.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삼성SDI가 전자재료사업부의 편광필름 사업을 결국 매각하기로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 발 앞선 기술력으로 견조한 수익을 올렸지만 비주력 사업 정리 과정에서 포트폴리오 조정이 이뤄진 것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편광필름 사업을 중국 우시헝신광전재료유한공사에 사업을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양도 금액은 총 1.1조원 규모로 국내 청주 및 수원사업장의 편광필름 제조 및 판매 등 사업 일체와 우시법인 지분을 매각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편광필름은 디스플레이 패널에서 액정과 조합해 전기 신호에 따라 빛을 차단하거나 통과시키는 광학필름을 말한다.

LCD(액정표시장치) 및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같은 디스플레이의 빛 투과도, 반사율을 조절하는 핵심 소재다. 흔히 TV나 모니터 등 디스플레이 가장 앞쪽에서 화면 전체를 덮고 있는 검은색 필름으로 통한다.

이전까지 삼성SDI 편광필름은 뛰어난 기술력으로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TV에 많이 사용돼 왔다. 중국 BOE와 CSOT, 대만 AUO 등에도 납품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지난 2020년에는 세계 최초로 'QLC 편광필름'을 개발하며 기술력에서 한 발 앞섰다. 백라이트를 광원으로 쓰는 TV의 경우 빛의 굴절이 생겨 정면에서 볼 때 고해상도 화질을 볼 수 있지만, 측면에서는 화질이 떨어졌다.

반면 QLC 편광필름은 독자 설계한 미세 패턴으로 정면으로 향하는 빛은 확산시키고, 측면으로 새는 빛은 막아 시야각을 더 넓혔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삼성SDI 편광필름 사업은 고부가 대면적 TV용 제품 확대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동반 증가세를 보였다.

편광필름 판매 호조로 올 2분기 전자재료사업부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772억원, 7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16% 증가하기도 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전 세계 편광판 시장에서 11.4% 시장 점유율로 3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 2015년에는 중국 장쑤성 우시공업지구에 2100억원을 투자해 전용 공장을 설립했다. 공장 규모만 3000만~4000만㎡로 연간 2000만~3000만대(48인치)의 LCD TV를 생산 가능했다. 생산 기지를 충북 청주에서 중국으로 확대해 현지 수요에 대응하자는 취지도 깔려 있다.
   
사실 삼성SDI 편광필름 사업 매각은 이전에도 수차례 제기돼 왔다.

지난 2016년, 2020년에 연이어 편광필름 사업 매각설에 휘말린 것인데, 당시 삼성SDI는 "매각을 검토한 바 없다"며 오히려 사업 매출을 1조원까지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삼성SDI 사업 축이 배터리로 옮겨가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편광필름 사업을 정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SDI 측은 "향후 전자재료사업부는 반도체 소재, OLED 소재, 배터리 소재에 집중해 경쟁력을 제고하고 배터리 사업과 시너지를 극대화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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