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306, 반대 81…압도적 통과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미국 의회가 중국 바이오 기업을 겨냥해 추진 중인 '생물보안법안'(Biosecure Act)이 미국 하원을 통과했다. 미국 상원에서도 이를 지지하고 있는 만큼 최종 통과가 가까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미국 의회 및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하원은 생물보안법안을 9일(현지시간) 찬성 306, 반대 81로 최종 통과시켰다.
생물보안법안은 미국 정부가 우려하는 생명공학 기업 및 이들과 거래하는 기업과 계약을 맺거나, 보조금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이다. 여기에는 중국 유전체기업 BGI 지노믹스와 BGI에서 분사한 MGI 테크, MGI의 미국 자회사인 컴플리트 지노믹스, 의약품 CRO(임상수탁)·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인 우시 앱텍, 우시 바이오로직스가 해당된다.
법안을 찬성한 하원 의원들은 중국이 생물무기를 개발하거나, 전 세계에서 수집한 생물학적 데이터를 미국 안보에 위협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오하이오주 브래드 웬스트럽 미국 하원 공화당 의원은 “이 (5개)회사들은 생명공학 산업을 장악하려는 중국 공산당과 연계돼 있다”며 “수백만 명의 미국인 데이터가 잠재적으로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앞서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도 지난 7월 연설을 통해 “중국 생명공학 기업과의 비즈니스 관계는 연방 계약업체를 미국의 적에게 종속시키고, 미국인의 의료 데이터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주장하며 생물보안법안을 지지한 바 있다.
다만 하원에서도 이를 반대하는 의원들도 있었다.
매사추세츠의 짐 맥거번 미국 하원 민주당 의원은 동료 의원들에게 이 법안이 명확한 기준 없이 처벌 대상 기업을 선정하고 있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법안을 폐기할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맥거번은 “미국에서는 의회가 명확한 기준이나 적법한 절차 없이 무작위로 처벌할 기업을 선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생물보안법안은 최종적으로 찬성 306, 반대 81로, 절차상 필요한 과반수인 3분의 2를 쉽게 넘기며 통과됐다. 사실상 압도적으로 이겼다는 평가다.
생물보안법안이 미국 하원을 통과하면서 이제 공은 미국 상원으로 넘어갔다. 미국 상원을 통과한 뒤 조 바이든 대통령을 거쳐 최종적으로 법 제정이 이뤄진다.
업계에서는 미국 상원도 생물보안법안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는 만큼 생물보안법안이 통과돼 결국 올해 내 현실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생물보안법안이 법제화될 확률을 70%로 봤다. 바이오뿐 아니라 중국 전기 자동차 및 기타 산업에 대한 중국 공급망을 대상으로 하는 다른 법안들도 이번주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한국바이오협회 오기환 전무는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될수 있는 기업에 대한 규제가 '틱톡'(TikTok)에 이어 바이오분야에도 오고 있다”며 “생물보안법이 최종 통과될 수 있을지는 상원의 절차가 남았으나, 하원에서의 압도적인 통과로 상원에서의 통과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규제대상 기업들을 이용하고 있거나, 이용하고자 했던 기업들의 이탈 분위기가 확산되는 한편 중국 규제대상기업들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미국과 미국의 우방국 기업들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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