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아프리카 '베이징선언'서 "국제기구가 채무 해소 도와야"

기사등록 2024/09/06 16:14:59 최종수정 2024/09/06 18:18:52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FOCAC) 정상회의서 '베이징선언' 채택

아프리카 국가 채무 문제에 서방국가 주도 국제금융기구 공동책임론 제기

[베이징=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 오전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FOCAC) 정상회의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아프리카 수교국들과 관계를 격상하고 재정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개막식에 참석한 시 주석과 아프리카 국가 정상들. 2024.9.5
[베이징=뉴시스]박정규 특파원 = 중국·아프리카 국가 정상들이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FOCAC) 정상회의를 계기로 채택한 '베이징 선언'을 통해 아프리카 국가들의 채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제금융기구가 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6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FOCAC 정상회의에서 참석 국가들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신(新)시대 전천후 중국·아프리카 운명공동체 건설에 관한 베이징 선언'을 채택했다.

선언문에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개발 채무와 관련해 국제금융기구가 함께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참석국들은 "국제금융기구와 상업 채권자들이 '공동 행동, 공평 부담' 원칙에 따라 아프리카 국가의 채무 처리에 참여하고 아프리카 국가가 이 핵심 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공동 원조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며 "이 같은 틀에서 아프리카를 포함한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부담 가능한 장기 융자를 늘려 발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아프리카를 포함한 개발도상국 경제에 대한 일부 국제기구의 신용등급이 차입 비용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관련 등급이 더욱 객관적이고 투명해야 한다"며 "우리는 아프리카연합 조직 내에 아프리카개발은행의 지원 하에 아프리카 신용평가기구를 설립해 아프리카 경제 고유성을 중시하는 새로운 평가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다자개발은행에 대한 개혁과 보조금 인상, 우대금융을 비롯해 아프리카 국가들의 요구를 반영한 개발자금 조달에 나서줄 것도 촉구했다.

이 같은 요구는 그동안 아프리카를 상대로 자금 지원 등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해온 중국이 아프리카 국가들의 채무 문제에 대한 책임론이 확산되자 이를 서방국가들이 주도하는 국제금융기구의 공동 책임으로 돌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FOCAC 정상회의 개막식 기조연설에서도 아프리카 국가의 채무 문제와 관련해 채무 탕감 같은 방안은 언급하지 않은 채 추가 대출 등을 포함해 향후 3년간 3600억 위안(약 68조원) 규모의 자금 지원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선언문에는 중국과 아프리카 국가들 간의 협력을 강화한다는 전반적인 내용과 함께 '탈동조화'(디커플링)와 일방주의·보호주의에 반대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또 중국과 관련해서는 아프리카 측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확고히 지키고 대만은 중국 영토의 뗄 수 없는 일부분이라는 점과 중국의 통일 노력을 지지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내정 불간섭의 원칙과 함께 홍콩·신장위구르·티베트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라는 점 등도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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