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첫판서 비기며 '최악의 출발'
FIFA 랭킹 96위 팔레스타인 상대로 무득점
손흥민·이강인 등 총출동에도 침묵…황문기 A매치 데뷔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킥오프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팔레스타인과의 1차전 홈 경기에서 득점 없이 0-0 무승부를 거뒀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벨기에와 경기(0-1 패) 이후 10년 3개월 만에 대표팀을 지휘한 홍 감독은 복귀전에서 승리를 놓쳤다.
FIFA 랭킹 96위인 팔레스타인은 한국(23위)보다 73계단 낮은 팀이다. B조 6개국 중 두 번째로 FIFA 랭킹이 낮다.
경기를 주도하고도 첫 승에 실패한 한국은 오는 10일 오만 원정으로 2차전을 치른다.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오른 한국 축구가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면 월드컵 본선 진출 기록이 11회로 늘어난다. 한국은 이 부문 아시아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18개국이 3개 조로 나뉘어 치르는 3차 예선에선 아시아에 배정된 8.5장의 본선 진출권 중 6장이 결정된다.
각 조 1~2위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고 3~4위는 2장의 티켓을 놓고 맞붙는 4차 예선으로 향한다. 5~6위는 탈락한다.
한국은 팔레스타인, 오만, 요르단, 쿠웨이트, 이라크와 B조에서 경쟁한다.
최전방 원톱으로 울산 시절 애제자였던 스트라이커 주민규를 세웠고, 2선에는 손흥민과 함께 이강인(파리생제르맹), 이재성(마인츠)이 자리했다.
손흥민은 이날 A매치 128번째 경기에 나서며 이영표 해설위원(127경기)을 제치고 이 부문 단독 4위에 올랐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과 홍명보 감독이 공동 1위(136경기)고, 이운재 전 전북 현대 코치가 2위(133경기)다.
중원에선 최근 네덜란드 명문 페예노르트에 새 둥지를 튼 황인범과 베테랑 정우영(울산)이 발을 맞췄다.
포백 수비는 왼쪽부터 설영우(즈베즈다), 김영권(울산), 김민재(뮌헨), 황문기(강원)가 포진했다. 올 시즌 K리그1 선두 강원에서 맹활약 중인 황문기의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울산)가 꼈다.
반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입단이 확정된 신예 양민혁(강원)을 비롯해 최우진(인천), 이한범(미트윌란)은 23명의 출전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이 경기 첫 슈팅도 팔레스타인에서 나왔다.
전반 4분에는 김영권의 패스가 끊기면서 팔레스타인이 기회를 잡았고, 오데이 다바그의 크로스를 타메르 세얌이 왼발 슛으로 연결했으나 약하게 흘렀다.
한국은 전반 17분이 돼서야 주민규의 헤더로 첫 슈팅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크로스바 위로 넘어갔다.
전반 20분에는 이재성이 공을 빼앗겨 상대 역습으로 이어지자 황인범이 태클로 저지하면서 옐로카드를 받았다.
이어진 프리킥 상황에서 팔레스타인은 세얌의 헤더로 한국 골망을 갈랐지만, 앞서 머리로 공을 전달한 야세르 하메드의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위기를 넘긴 한국은 전반 막판 팔레스타인 골문을 두드렸다.
전반 39분에는 손흥민의 코너킥에 이은 주민규의 헤더가 빗나갔다. 전반 41분에는 이강인이 황인범과의 이대일 패스를 통해 침투한 뒤 오른발로 때렸지만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2분 뒤에는 황인범이 수비수를 벗겨낸 뒤 때린 왼발 슛이 팔레스타인 오른쪽 옆 그물을 때렸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홍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주민규를 빼고 오세훈(마치다 젤비아)을 투입해 최전방에 변화를 줬다.
또 후반 13분에는 이재성이 나오고 황희찬(울버햄튼)을 들어갔다.
공격 숫자를 늘리면서 한국의 파상 공세가 펼쳐졌고,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후반 15분 오세훈이 상대 수비수와 경합에서 버틴 뒤 내준 공을 손흥민이 상대 페널티박스 안 우측 지역의 이강인에게 완벽히 전달했다.
그러나 노마크 찬스에서 때린 이강인의 왼발 슛은 크로스바 위로 날아갔다.
4분 뒤에는 이강인의 크로스를 오세훈이 머리에 맞췄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 28분에는 이강인의 정확한 왼발 프리킥을 팔레스타인 골키퍼가 쳐냈다.
설상가상 골대 불운까지 겹쳤다. 후반 42분에는 손흥민이 상대 골키퍼까지 제치고 빈 골문을 향해 오른발 슛을 날렸지만 골대를 강타했다.
득점을 예감했던 홍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은 벤치에서 머리를 감쌌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아찔한 장면도 나왔다. 웨삼 아부알리에게 일대일 찬스를 내주며 실점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조현우 골키퍼 선방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결국 한국은 끝내 팔레스타인의 골문을 열지 못했고, 경기는 0-0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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