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청 개청 100일 기념 간담회…"kg당 1000달러 수준 목표"
2035년 세계 첫 태양권 L4 탐사 추진…美 NASA와 협력 확대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이 "발사체에 드는 비용을 스페이스X의 절반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 청장은 5일 서울에서 개최한 우주항공청 개청 100일 기념 간담회에서 우선 추진할 정책 목표로 저비용 발사체 개발을 제시했다. 우주항공 시대의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윤 청장은 "미국 LA로 가는 비행기 값이 100만원 수준에서 10만원으로 내려간다면 우주 개발이 더 쉬워질 것"이라며 "스페이스엑스는 당초 1만 달러 정도였던 수송비용을 5분의 1 수준인 2000~3000달러로 떨어뜨렸다. 우주개발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역할을 했다. 이를 통해 민간 기업이 뛰어들면서 뉴스페이스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
이에 우주청도 재사용 발사체를 기반으로 지구 저궤도 수송비용을 kg당 1000달러 이하로 달성한다는 목표다. 누리호는 kg당 2만4000달러다.
실현 가능 시점은 재사용 발사체가 개발되는 2030년 중반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윤 청장은 "누리호로 발사체를 확보했지만, 이제는 발사 비용을 낮추는 게 핵심이다. 발사체를 회수해야 하는데, 이와 관련한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면서도 "이를 위해 재사용 발사체를 어느 급에 적용할지 논의하고 있다. 자주 쓸 규모의 발사체에 적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우주청, 韓 세 번째 기적 될 것…20년 뒤 우주항공 시장 10% 차지"
윤 청장은 우주청을 통한 우주항공 산업 발전을 통해 우리나라 성장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나타냈다.
윤 청장은 "우리나라 성장 기점인 한강의 기적, 반도체 수출 1위에 이어 우주항공 분야에서 세 번째 기적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20년 후 비전은 우주 7대 강국에서 5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것"이라며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한데, 이를 우주항공 분야에서 찾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주항공 분야 산업의 상당한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20년 후에는 이 시장의 10%를 확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우주청은 우주경제 실현을 위한 우주수송 체계 구축 일환으로 궤도수송선과 재진입 비행체도 개발한다. 2026년 선행연구개발을 추진해 2030년대에는 지구와 우주, 우주와 우주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수송 체계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궤도수송선은 우주 궤도에서 물자나 인력을 다른 궤도로 운송하는 비행체다. 재진입 비행체는 우주에서 지구, 화성 등 대기로 진입하는 비행체를 말한다.
또 2027년 부터는 정부가 직접 공공위성 발사 서비스를 구매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당장 2026년 말에는 나로우주센터 내 민간 발사장을 활용해 소형발사체 벤처기업 등에 발사 기회 제공를 제공하고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발사 서비스를 구매할 예정이다.
◆ 2035년 세계 첫 태양권 L4 탐사…연내 우주탐사 로드맵 제시
우주과학탐사 전략으로 세계 최초 태양권 L4 지역 우주관측소 구축을 추진한다. 태양과 지구의 중력과 위성의 원심력이 상쇄되는 평형점인 라그랑주 지점은 L1~L5까지 존재하는데, L4는 그간 어떤 나라도 탐사하지 않은 미개척지다.
L4 탐사 프로젝트는 전 세계가 태양 폭풍으로 인한위성 통신, 항공기 운항 등에 대한 장애 발생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장기적인 유인 우주탐사에서 우주비행사의 방사선 피폭 예방을 가능하게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우주청은 미국, 일본, 영국, 독일 등 주요국과 기술 협력을 통한 역할 분담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
윤 청장은 "’2035년 L4 탐사선 발사를 목표로 국제협력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가장 효율적으로 태양풍을 적시에 관측하고 예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32년으로 예정한 달 착륙선 발사는 기존 단발성 계획에 그치지 않고 장기 계획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달 탐사가 향후 화성 탐사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윤 청장은 "심우주 탐사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우주탐사 로드맵을 연말까지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위성 개발 생태계 조성에도 적극 나선다. 먼저 해상도 10cm급을 지원하는 영상레이더 안테나 전장품, 위성 편대비행에 필요한 전기추력기와 같은 첨단 영상레이더 위성의 핵심기술 국산화를 추진한다.
신생 기업이 위성 산업에 진입하는데 가이드가 되는 시스템 엔지니어링 핸드북을 내년까지 준비하고, 위성 산업 클러스터에 신설되는 위성개발혁신센터(사천)와 우주환경시험시설(진주)을 기반으로 민간 주도의 위성 개발 산업화 전략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 美 NASA와 파트너십 강화…민간 주도 우주산업 지원
윤 청장은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기존 과기정통부가 11개 국가와 체결했던 우주분야 국제협력 협약서를 포괄적으로 승계·발전시키겠다고 했다.
그는 "최우선 협력 대상국인 미국과는 항공우주국(NASA)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할 것"이라며 "주한 미 대사와 만나 내년 '한·미 민간 우주대화' 개최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또 윤 청장은 NASA와의 협력을 위해 이달 중 본부를 찾아 빌 넬슨 청장과 만나겠다고 했다.
그는 "아르테미스 협약 등 협력하고 있지만 달, 화성 탐사는 정말 큰 계획이다. 우리나라 상황에선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며 "이러한 과정에서 선진국 기술을 많이 배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 항공 산업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미래항공모빌리티(AAM)를 비롯해 유무인 통합 운영 체계 등 혁신적인 기술 개발을 촉진한다. 특히 항공 분야에서 가장 큰 가장 큰 매출을 차지하는 서비스 및 정비·수리·점검(MRO) 분야와 연계된 핵심기술 확보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국가 우주항공 저변 강화를 위해 우주항공청 개철일인 5월 27일을 '우주항공의 날' 제정을 추진한다. 또 우수 대학과 연구기관은 '우주항공 임무센터'로 지정할 계획이다.
또 민간 주도 우주개발 여건 조성 일환으로 이달 중 우주항공 규제개선 전담 창구를 마련하고 민군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우주분야 부품에 대한 표준화와 인증 체계를 마련할 방침이다.
윤 청장은 "지금까지는 우주개발 산업을 정부가 주도했는데, 이제는 민간이 주도하는 방법에 대해 적극 고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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