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경기 용인시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내 거울에 붙어있던 비인가 게시물을 떼어낸 여중생이 재물손괴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사건과 관련해 해당 사건을 수사한 경찰서 홈페이지에 항의글이 쏟아지고 있다.
5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사건이 알려진 뒤부터 경찰의 수사 과정을 비판하는 글들이 잇따라 게재됐다.
작성자들은 "저도 광고물을 뗐는데 자수 하겠다" "우리 아파트 엘리베이터 불법 전단지 떼는 방법을 알려 달라" "문 앞에 불법 전단지가 붙었는데 검찰에 송치될까 봐 못 떼고 있다" 등 조롱성 게시물을 올렸다.
일부 작성자들은 "내가 경찰서에 불법 전단지를 붙일 것이다. 내 허락 없이 전단지를 떼는 경찰관들은 모두 고소할 예정"이라며 경찰의 부당한 처분을 비판했다.
또한 전반적으로 "기계적 업무 처리 정말 창피하다" "해외에도 알려지면 이게 무슨 망신이냐" "한 번 더 생각하자" 등의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해당 게시판에는 2024년 6월부터 작성된 글들이 남아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알려진 뒤 3일부터 게재된 이번 사건 관련 항의글은 현재 그 수가 약 340여건을 넘어서고 있다.
앞서 JTBC '사건반장'과 경찰에 따르면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지난달 8일 중학생 A양을 재물손괴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A양은 5월 자신이 사는 경기 용인시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거울에 붙어있던 비인가 게시물을 제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양은 거울을 보던 중 게시물이 시야를 가려 이를 떼냈다고 설명했다.
A양이 떼어낸 게시물은 관리사무소의 인가를 받지 않은 게시물로, 주민 자치 조직이 하자 보수에 대한 주민 의견을 모으기 위해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주민 조직은 아파트 하자 보수 범위를 둘러싸고 입주자대표회의·관리사무소와 갈등을 빚었다고 한다. 게시물에는 관리사무소의 인가 도장이 찍혀 있지도 않았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2022년 평택지원의 공동주택관리법 판례를 참고, A양이 비인가 게시물을 뜯은 행위가 재물손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당시 관리 주체의 동의를 받지 않은 게시물을 적법하게 철거하기 위해선 부착한 이에게 자진 철거를 청구하거나 민사소송을 제기해 강제집행을 해야 한다는 게 법원 판단이었다.
이후 지난해 7월에도 비슷한 일로 이 여학생이 사는 아파트 주민 2명이 재물손괴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사실도 알려졌다.
A양 측이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이의를 제기해 사건이 커지자, 용인동부서의 상급 기관인 경기남부경찰청은 추가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고 판단해 검찰과 협의 후 보완 수사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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