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안의 'AI 비서' 시대 성큼…삼성·SKT 등 62兆 시장 선점 경쟁

기사등록 2024/09/05 06:00:00 최종수정 2024/09/05 07:36:51

AI 비서 시장 2028년 62조원 전망…기술 개발, 투자 활발

삼성전자, 갤럭시AI로 '빅스비' 고도화…삼성SDS, AI로 업무 혁신

SKT, 퍼플렉시티와 손잡고 '에이닷' AI 개인비서 고도화

삼성전자는 음성 비서 빅스비와 함께 일상생활에서 더 쉽고 원활한 AI 사용이 가능하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누구나 인공지능(AI) 개인비서를 곁에 두고 편리한 일상을 누릴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AI 개인비서는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챗봇과는 달리, 사용자의 일상과 업무를 자동화하고 최적의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특히 스마트폰,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각종 IT 기기 등과 결합돼 사용자의 습관 혹은 행동 패턴을 학습함으로써 맞춤형 서비스를 마치 비서처럼 제공한다.

AI 개인비서의 활용성은 무궁무진하다. 일상에서는 이전에 구매해 썼던 상품의 재구매 시기를 AI가 제때 알려줄 수 있다. 업무 시에는 AI가 일정을 관리하고, 회의 주요 내용을 요약해 리포트 작성까지 도와줄 수 있다. 건강 관리 측면에서도 AI가 사용자의 건강상태를 체크해 운동을 추천하거나, 약물 복용 시기를 알려줄 수 있다. 

이런 'AI 개인비서' 서비스 시장을 선점하려는 국내외 IT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구글, 애플은 물론 삼성전자와 국내 통신 3사까지 이 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모색 중이다. AI 기술의 발전과 사용자들의 편의성 요구 증가가 맞물린 결과다.

이미 AI 개인비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일본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인포메이션의 보고서에 따르면, AI 가상 비서 시장 규모는 2023년 111억3000만 달러(약 12조2500억원)에서 2028년 458억3000만 달러(약 62조6900억원)로 연평균 32.7%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 중에선 특히 삼성전자, 삼성SDS, SK텔레콤이 적극적인 기술 투자와 서비스 출시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SK텔레콤의 AI(인공지능) 서비스 ‘에이닷’이 26일 대규모 서비스 개편을 진행했다.(사진=SKT) *재판매 및 DB 금지
삼성전자는 기존 AI 서비스 '빅스비'에 자체 생성형 AI 기술을 연동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미 구글이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안드로이드에 탑재한 만큼, 삼성전자 스마트폰에서도 빠르면 올해 안에 진정한 AI 개인비서로 발전한 빅스비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의 빅스비는 생성형 AI가 연동되지 않아 단편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제공하는 것에 그쳤다. 하지만 앞으로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의 생성형 AI가 '빅스비'와 연동되면 인터넷 연결 없이도 갤럭시 디바이스의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갤럭시 디바이스에 탑재된 '갤럭시 AI'의 실시간 번역·통역 기능은 물론, 다양한 삼성 앱과 연동될 수 있다. 이를 테면 빅스비가 스마트폰 앱에 저장된 사용자의 일정을 알려주거나, 사진첩에서 특정인이 나온 사진을 찾아주는 등 사용 편의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SDS도 지난 3일 AI 개인비서 서비스 전략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차별화되는 점은 기업용 시장 공략이다. AI 개인비서 서비스 '브리티 코파일럿'을 '퍼스널 에이전트'로 고도화 한다. 퍼스널 에이전트는 개인별 업무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요 일정·업무 브리핑, 우선순위에 따른 할일 추천, 영상회의 시 다국어 실시간 통역, 음성 기반 업무 처리 등 개인비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다.

창성중 삼성SDS IW사업팀장(상무)은 "코파일럿이 내가 자연어로 요청한 질의를 이해하고 답변하는 성실한 도우미 같은 것이었다면, 퍼스널 에이전트는 나의 업무 맥락과 패턴을 잘 파악해 선제적·능동적으로 업무를 돕는 굉장히 스마트하고 든든한 조력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애플의 AI 음성비서 빅스비(왼쪽)와 시리 아이콘. (사진=삼성전자·애플) *재판매 및 DB 금지
통신3사 중에선 SK텔레콤이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3년~5년 후에는 AI 개인비서를 2~3개씩 쓰는 시대가 올 것이다. AI 개인비서 시장이 가장 핫한 시장이 될 것"이라 예견했던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의 눈길은 이미 글로벌 시장을 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미국 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와 손잡고 미국 시장에서 'AI 개인비서' 서비스를 출시한다'. 미국 현지 자회사인 글로벌 AI 플랫폼 코퍼레이션(GAP Co.)과 퍼플렉시티가 연내 PAA(개인용 AI 비서) 서비스를 개발, 베타 버전 형태로 출시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지난 6월 퍼플렉시티에 1000만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퍼플렉시티와 협업을 통해 자사 AI 개인비서 '에이닷' 기능도 대폭 끌어올릴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말 개편을 통해 기존 챗GPT, 클로드, 에이닷엑스 등 7종의 멀티 LLM 기반 대화형 서비스를 선택해 쓸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조만간 한국 문화에 특화된 AI 검색 엔진도 퍼플렉시티와 공동 개발해 탑재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LG전자는 독자 개발한 AI 음성인식 엔진을 스마트홈 플랫폼 'LG씽큐'에 적용했다. LG유플러스는 'AI 챗 에이전트' 플랫폼을 출시했다. KT는 'AI 통화비서 서비스'를 출시하고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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