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공휴일 국민 반응 갈렸다…"부담 가중" vs "쉬어서 좋아"

기사등록 2024/09/04 15:17:01 최종수정 2024/09/04 15:22:44
[성남=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제75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사열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3.09.26.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박은영 인턴 기자 = 국군의 날인 10월1일이 34년 만에 임시공휴일로 지정됐다. 이어지는 징검다리 휴일에 직장인들은 늘어난 휴일에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자영업자나 영세기업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3일 정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올해 국군의 날 임시공휴일 지정안을 상정해 의결했다. 이를 윤석열 대통령이 재가해 확정됐다.

이에 따라 10월 첫째 주 개천절과 함께 징검다리 휴일이 이어지게 됐다. 직장인들은 오는 30일과 다음 달 2일, 4일에 연차를 소진하면 9일간 쉴 수 있게 된다.

여기에 10월7일, 8일 모두 연차 휴가를 사용할 경우 최장 12일의 장기 휴가도 가능하다.

직장인들은 대체로 늘어난 휴가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오는 14일부터 시작되는 추석 연휴에 이어 불과 9일 만에 또다시 황금연휴가 찾아오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은 "이번에 연차 써서 푹 쉬려고 한다" "연차 써서 해외여행 갈 예정이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여행업계도 여행 수요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앞서 대통령실은 "엄중한 안보 상황 속에서 군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국민 안보의식을 높이기 위해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며 "소비가 진작돼 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소비 진작 차원에서도 임시공휴일 지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에도 10월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추석 연휴부터 개천절까지 총 6일간의 연휴가 생겼는데, 여행사들의 여행 상품 예약률이 급증했다.

다만 일각에선 볼멘소리도 나온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인데 업주들에게 부담을 떠안긴다고 하소연했다.

한 업주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여태 공휴일을 다 유급 휴가 처리해 왔는데, 명절 떡값에 임시공휴일까지 유급으로 주려니 버겁다"고 토로했다.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 직원에게 통상임금의 1.5배인 휴일 근로 수당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주는 "징검다리 휴일엔 매출이 반토막 나는데 어떡하냐"며 "내수 살린다고 하는데 해외여행이나 관광지, 백화점, 대형마트 등 큰 곳으로 몰려 (가게) 매출이 오히려 줄어든다. 징검다리 휴일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푸념했다.

학교 현장에서도 갑작스러운 휴일 지정 탓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법적으로 학교는 한 해에 190일 이상 수업을 하게 돼 있어 1년 치 학사일정을 미리 짜놓는다.

통상 9월 말에서 10월 초 중간고사를 보는데, 임시공휴일과 중간고사 기간이 겹치면서 10월4일을 재량휴업일로 지정했던 일선 학교에선 학사일정 조정에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일부 맘카페에서도 "이미 중간고사 일정을 정해 놓은 학교들이 많아 학사일정을 변경할 땐 학교 운영위원회를 열어야 하는데, 갑작스럽게 일정을 변경하고 확정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학부모들은 "9월30일부터 10월2일까지 중간고사 기간이었는데,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시험이 미뤄진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아무리 임시공휴일이어도 시험 전이면 아이들한테 더 안 좋지 않겠냐"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렇게 기분 나쁜 임시공휴일은 처음" "아이들이 불쌍하다" 등 푸념도 줄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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