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대구에서 비행 청소년들이 상인들을 위협하고 영업을 방해하는 등 행패를 부리는 일이 발생했다.
2일 JTBC '사건반장'은 대구 남구 대명동에서 8년째 카페를 운영하며 4년째 골목 상인들을 대표하는 상인회장을 맡고 있다는 A씨의 제보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A씨는 지난 5월 자신의 카페 인근 매장에서 점원에게 돈을 던지며 반말로 "잔돈으로 바꿔 달라"고 말하는 10대 남성들을 목격했다.
이들은 동네에서 계속 문제를 일으키던 B군 무리였다.
A씨가 "동네에 다시 돌아왔으면 조용히 살아라. 여기서 문제 일으키지 말고 볼일 있으면 나한테 찾아와라"라고 말한 뒤 매장을 벗어나자, B군 무리는 A씨를 쫓아가며 "뒷골목 가서 한 번 붙자. 한 주먹이면 끝난다"며 위협했다.
일주일 뒤 B군은 A씨의 카페로 들어와 대뜸 욕설을 내뱉기 시작했다. A씨와 B군 사이에선 실랑이와 몸싸움이 벌어졌다. 잠시 후에는 B군의 친구까지 합세해 A씨에게 발길질했다.
A씨는 결국 경찰에 신고했고, B군 일행은 "가게를 망하게 하겠다"고 협박했다고 한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폭행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보고 '쌍방 폭행'으로 판단했다.
B군 무리의 만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이후에도 A씨 카페를 찾아와 창밖에서 주먹을 내미는가 하면 급기야 카페 입구 앞에서 담배를 피워댔다. 또 가게를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여기 맛없다. 비싸다"며 시비를 걸었다.
A씨는 이들을 영업방해 혐의로 경찰에 다시 신고했지만, 경찰이 훈계 정도만 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이 외에도 이들은 과거 남구의 한 음식점에서 술을 시켜 마셔 영업 정지를 당하게 하거나 음식값을 지불하지 않고, 식당 주방에 들어가 칼을 찾는 등 상인들에게 여러 차례 피해를 줬다.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는 바닥에 침을 뱉고 시끄럽게 떠들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참다못한 점장이 경찰에 신고했는데, 몇 시간 뒤 술에 취한 B군 무리가 찾아와 어린 여자 아르바이트생에게 "네가 찔렀냐"면서 협박했다고.
경찰관들이 B군 무리의 등을 토닥이며 달래고 넘어가는 모습을 봤다는 A씨는 "이런 게 애들이 더 기고만장하게 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동네 상인들은 '사건반장'에 "애들이 어떻게 할지 몰라 불안하다. 특히 여자 사장님 혼자 있는 데는 더 불안할 거다. 요새 머릿수가 많이 늘었더라. 7~8명씩 뭉쳐 다니면서 동네에서 안하무인" "여기서 십몇 년 장사했다. 그 애들 때문에 불안해서 처음으로 CCTV를 달았다"고 전했다.
A씨는 "무리가 3~4년 전부터 웃통 벗고 소리 지르고 다니거나 폭죽 터트리는 등 악행을 부려왔다"며 "경기도 안 좋은데 무리 때문에 동네 이미지가 더 나빠져서 걱정이다. 앞으로 발생하는 모든 사건에 대해서는 상인회가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해당 아이들을 예의 주시하고, 앞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조처를 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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