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우리금융 정기검사…"증권사 M&A 의혹까지"

기사등록 2024/09/03 09:31:09

금감원 정기검사 내달 초 돌입…1년 앞당겨 시행

횡령·부당대출 등 잇단 금융사고에 경영관리 실태 점검

동양·ABL생명, 포스증권 등 M&A 적정성도 파악할 듯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7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사에서 직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검찰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해 우리은행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김수홍)는 27일 오전 9시께 우리은행 대출비리 사건과 관련해 우리은행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및 선릉금융센터 등 사무실 8곳과 사건 관련자 주거지 4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2024.08.27.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금융감독원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의 부당대출과 관련해 우리금융·우리은행에 대한 수시검사에 이어 그룹 차원의 대규모 정기검사도 실시한다. 정기검사는 사실상 '종합검사'로 불리는 검사기법으로, 금감원은 이를 통해 금융회사 경영관리 전반을 샅샅이 뜯어보게 된다.

특히 금감원은 우리금융의 횡령·부당대출 등 금융사고 관련 운영리스크에 이어, 동양·ABL생명, 한국포스증권 등 여러 기업 인수합병(M&A)에 따른 적정성도 살펴볼 전망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다음달 초 우리금융·은행 정기검사에 돌입한다. 내년 하반기에 실시 예정이었던 우리금융·은행 정기검사를 1년 앞당겨 실시하기로 했다.

현재 금감원은 손 전 회장 친인척의 부당대출과 관련해 우리금융을 비롯한 계열사에 대한 수시검사(테마별 검사)를 벌이고 있다. 350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이 발생한 우리은행은 물론이고, 관련 친인척 대출이 발견된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캐피탈, 우리카드도 현장검사를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금감원이 일정을 1년이나 앞당겨 정기검사를 착수한 것은, 각종 논란으로 구설에 오른 우리금융 및 계열사의 경영관리 실태를 집중적으로 따져봐야 한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2022년 700억원 횡령 사태로 파장을 일으킨 이후 최근에도 100억원대 횡령이 추가로 발생해 사회적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여기에 전 우리금융회장의 350억원 특혜대출 정황까지 나오면서 우리금융의 '도덕적 해이'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금감원은 우리금융·계열사의 부당대출 관련 수시검사를 연장하는 한편, 다음달 초 정기검사를 통해 그룹 차원의 경영관리 전반을 살펴볼 방침이다. 정기검사인 만큼 30~40명의 대규모 검사인력이 투입된다.

특히 금감원은 이번 정기검사를 통해 왜 유독 우리금융에서 금융사고가 자주 일어나는지를 따져보고, 그룹 차원의 내부통제 시스템, 조직 문화 등을 면밀히 분석할 것으로 보인다.

잇단 금융사고에 따른 운영리스크도 들여다볼 전망이다. 최근 3년간 총 1000억원이 넘는 횡령·부당대출이 생긴 만큼 이 부분이 장기 운영리스크에 반영돼 자본비율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금융사는 국제기준에 따라 대규모 배상금, 과징금, 소송비용 등이 발생하면 향후 10년간 '금융사고에 따른 손실' 운영 리스크를 자본비율에 반영해야 한다.

우리금융이 집중하고 있는 각종 M&A에 대한 적정성도 따져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고 동양·ABL생명 인수를 결의하고, 중국 다자보험그룹 측과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한 바 있다.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자회사를 새로 편입하는 금융지주사에 대해 사업계획 타당성, 재무상태, 경영관리 전반 등의 승인 요건을 심사해야 한다.

만약 우리금융이 금감원 경영실태평가에서 부당대출, 부실 여신에 따른 내부통제 미비로 3등급 이하를 받을 경우, 향후 승인 심사에서 재무건전성과 경영관리 부족을 근거로 최종적으로 보험사 인수가 불발될 수 있다.

이미 승인이 완료된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의 합병도 검사의 대상이 될수 있다. 우리종금에서도 손 전 회장 관련 부당대출이 이뤄졌던 것이 사실로 확인되면 합병 적정성에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우리금융이 부당대출 발생을 숨기고 합병 승인을 받았다는 점에서 사실상 금융당국을 '기만'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또 잇단 M&A에 따라 우리금융의 자본비율이 적정한지 재무건전성도 따져볼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의 재무건전성, 운영리스크 등 리스크관리 전반을 면밀하게 살펴보기 위해 정기검사를 전날 통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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