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전하고 사려깊은 '드뮤어' 큰 인기
미 항공우주국도 '얌전한' 지구 밈 사용
브랫의 방탕함은 사라지고 전통적인 여성성 강조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 조롱"이란 비판도 나와
2일 틱톡 등에 따르면 이 단어는 지난달 3일 크리에이터 줄스 르브론이 올린 '내가 직장에서 얌전하게 지내는 방법'이란 영상을 계기로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영상 속 그는 '매우 얌전하고, 매우 사려 깊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여준다.
"내가 어떻게 출근하는지 보여줄게요. 아주 단정하죠."라며 "매우 얌전하고, 매우 사려 깊어요. 얌전한 걸 잊지 말자"라고 말했다. 이어 직장에서 자신의 모습이 과하지 않고 적당한 '드뮤어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메이크업을 하거나 공항에서 줄을 기다리는 등 일상적인 행동을 할 때 '드뮤어'하게 행동한다고 말하지만, 그 행동은 오히려 전혀 얌전하지 않은 표현으로 과장됐다.
역설적인 표현이 오히려 사람들에게 큰 웃음을 주었고, 해당 영상은 수백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드뮤어는 본래 "가식적으로 겸손한, 내성적인, 또는 진지한"이란 의미의 전통적인 여성성을 상징하는 단어다. 하지만 줄스 르브론이 사용한 이 단어가 틱톡 등에서 인기를 끌며 그 의미가 변화하게 됐다.
현 틱톡에서 사용되는 '드뮤어하다'라는 단어의 의미는 전통적인 여성성의 상징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추구하는 의미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그가 트랜스젠더라는 점에서 전통적인 맥락을 뒤엎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여성성을 표현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줄스 르브론이 시작한 단어 '드뮤어'는 현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사용자들은 드뮤어를 이용해 '얌전히 약혼하는 방법' '얌전하게 피자 먹는 방법' 등의 영상을 게시했다.
드뮤어를 통해 인기를 얻은 줄스 르브론은 트렌스젠더이며 틱톡에서 약 20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계산원으로 일하던 직장을 그만두고 지미 키멜 라이브에 출연했다. 새롭게 얻은 명성 덕분에 나머지 성전환 비용을 부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드뮤어 인기에 힘입어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부터 유명 할리우드 스타 킴 카다시안(43·미국)까지 이에 동참했다.
미 항공우주국은 자신의 SNS에 "우주에서 지구가 어떻게 보이나요? 매우 얌전하고, 매우 사려 깊습니다. 지구는 태양계에서 매우 귀엽게 보입니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또한 킴 카다시안은 '사려 깊은 스타일링'이라며 영상을 올리며 드뮤어를 밈(Meme)으로 사용했다.
이제 단순한 수줍은, 얌전한, 조용한이란 사전적 의미 이상으로 '자신의 가치와 스타일링을 신중하게 표현하는 태도' '틀을 깨고 새로운 방식으로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 등으로 재정의됐다.
최근 미국에서는 정 반대의 인상을 주는 두 단어가 잇따라 온라인 상에서 유행하는 모습이다.
찰리 XCX의 '브랫(Brat)'앨범은 거칠고 방탕한 여성성을 묘사하며 널리 사용됐다. 개구쟁이 같은 악동의 모습을 겹쳐 보이게 하며 여성의 자유로움을 강조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역시 브랫 밈(meme)에 등장해 많은 여성들의 지지를 받았다.
반면 브랫 이후 등장한 드뮤어는 '전통적인 여성성'에 더 가깝게 느껴지는 단어다. 일각에서는 이 단어가 여성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조롱하기 위해 사용됐음에도, 일종의 유행어가 되면서 여성다움을 강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지난달 25일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틱톡 사용자인 사브리나 툴랜더는 "드뮤어는 빅토리아 시대(1837~1901년) 남성이 여성에게 행동하기를 바라는 방식처럼 정숙함은 부정적으로 해석된다"며 "(내게 드뮤어는) 매우 전통적인 여성처럼 느껴진다"고 비판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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