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간호사 불법진료 신고센터 운영"
"정당가입 운동…의료계 실질적 힘 모을 것"
임현택 의협 회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 1층 단식 농성장 앞에서 '의료현안 일일 브리핑'을 갖고 "간호법은 간호사가 진단하고 투약 지시를 하고 수술하게 만들어 주는 법"이라면서 "직역 간 갈등을 심화시키고 전공의 수련 생태계를 파괴하는 의료악법인 동시에 간호사들조차 위협에 빠뜨리는 자충수 법안"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급작스런 의대 2000명 증원으로 의료 현장에서 의사들을 쫓아내고 간호법을 통과시켜 간호사들에게 의사가 할 일을 시키겠다는 정책은 결코 국민들이 원하는 의료가 아니다"면서 "국민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로 절대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최안나 의협 총무이사 겸 대변인은 불법 의료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간호사 불법진료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의료정책과 관련해 정부와 정치권을 움직일 수 있는 실질적 힘을 모으기 위해 '의사 정치 세력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간호법 국회 통과는)전공의들에게 돌아오지 말라는 메시지를 정부와 국회가 준 것"이라면서 "의료공백을 한시라도 빨리 해결해야 할 국회가 오히려 불난 집에 기름을 붓듯 (간호법 입법을)강행해 본회의를 통과했고 간호사 불법의료가 횡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늘 통과된 간호법에는 불법 의료에 대한 아무런 권한과 규정, 처벌 조항도 없다"면서 "오늘부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의료법 위반 사례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간호사 불법진료 신고센터를 운영하니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2018년 한 대학병원에서 종양전문간호사가 시행한 골막천자 사례를 예로 들며 간호법 제정은 필수의료를 포함한 의료계 전반에 혼란을 야기하고 의료체계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골막천자란 혈액 및 종양성 질환을 진단하기 위해 골수가 들어 있는 골반뼈를 굵고 긴 바늘로 찔러 골수 조직을 채취하는 검사다.
최 대변인은 "2018년 모 병원에서 종양전문간호사가 골수를 채취하기 위해 환자를 대상으로 골막천자를 시행했다가 의료법 위반으로 기소됐다"면서 "골막천자는 환자의 생명과 건강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침습적 의료행위임에도 불구하고 간호사가 보조가 아닌 진료행위 자체를 시행했다"고 말했다.
또 "현재 허용된 간호사의 면허범위 외 의료행위의 시행으로 발생할 환자의 건강에 대한 위해는 있지도 않은 모호한 범위기준에 따라 의사의 업무 위임에 따른 의료행위 수행에 불과했다고 판단돼 모든 책임을 의사가 지게 된다"면서 "필수의료를 포함한 의료 현장 전반의 혼란과 붕괴는 피할 수 없고, 이 같은 법안이 통과된 것을 결코 좌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이번에도 정부와 여야는 의료 면허 제도의 근간을 흔들고 의사의 전문성과 자긍심을 훼손하는 간호법 제정을 강행했다"면서 "정부와 여당은 전공의 대체인력으로 PA간호사를 불법 진료에 활용할 목적으로 합법화한 것에 불과하고, 야당 역시 얄팍한 정치적 이득을 챙기겠다고 정부와 여당에 동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료계가 과학적·객관적인 근거를 통해 의대 증원과 간호법 문제들을 수도 없이 조목조목 지적했지만, 정부와 국회는 의사들의 우려와 조언을 묵살했다"면서 "말로는 더 이상 그들을 설득할 수도, 어떠한 논리로도 막을 수도 없어 정부와 정치권을 움직일 수 있는 실질적인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어 "범의료계 차원의 정당 가입 운동을 펼쳐 직접 정치를 바꿀 것"이라면서 "각 정당의 보건의료 정책과 제도, 입법 검토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전문가 의견을 개진해 잘못된 점을 바로잡고, 미진한 점을 보완하겠다. 어느 정당이든 지지하시는 정당에 가입해 함께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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