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重·한화오션 및 중형 조선소 공동파업
오후부터 부분파업 시작…"호황 이익 공정한 분배 원해"
'슈퍼사이클'에 찬물 끼얹을라…납기 지연 등 우려
2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조선노연은 이날부터 부분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은 이날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3시간 파업을 진행한다.
HD현대의 또 다른 조선 계열사인 HD현대삼호 노조도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5시까지 부분 파업에 가세하기로 했다. HD현대미포 노조는 쟁의권이 없는 상태로 참여하지 못하지만,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한 상태로, 오는 30일 조정중지 결정을 받을 경우 공동파업에 동참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오션 노조(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이날 오후 4시간 가량 전 노조원에 참여해 파업에 나선다. 한화오션 노조는 이미 지난달 14일, 17일 각각 4시간 파업, 7시간 파업을 감행하며 부분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외에도 중형 조선사인 케이조선, HSG성동조선 등 노조도 파업에 동참한다.
조선업계 노조가 일제히 파업에 나선 것은 임단협 과정에서 사측이 노조의 제시안을 수용하지 않는다는 불만에서 시작됐다. 특히 최근 조선업에 10년 만에 '슈퍼사이클'(초호황)이 도래한 만큼 거둔 이익을 공정하게 분배해달라는 요구가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미 사측과 20차례가 넘는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 5월부터 이어진 협상에도, 사측이 별다른 제시안을 내놓지 않아 경고파업에 이르렀다는 입장이다. 올해 노조는 임단협 제시안으로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 ▲정년 연장(최대 65세) ▲승진거부권 등을 요구한 바 있다.
한화오션은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 지급 여부를 두고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당시 노사 합의로 실적 목표 달성시 성과급을 RSU 방식으로 300% 지급하기로 했다.
당시 한화그룹은 원청 노동자에게 300%를 지급하고, 하청 노동자에게 3년간 매년 100%씩 총 300%를 주기로 했다. 그러나 한화오션 측은 "2023년 실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RSU 지급 기준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현재 조선 3사의 올 상반기 수주 잔고만 200조원이 넘는 상황인 만큼 이 같은 공동 파업 기류가 호황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파업이 조선업계 전반으로 확대 및 장기화할 경우 생산차질 및 선박 납기 지연 피해 등을 초래할 수 있어서다.
각사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조선사 가동률 평균은 105.2%로 최근 5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미 수년치 일감이 쌓여있어 빈 도크 없이 '풀가동'으로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자칫 조선업 경기 전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파업으로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고 본격적인 파업 국면에 들어선다면 생산 흐름에 부정적 영향을 끼쳐 납기일 준수가 어려울 수 있다"며 "긴 불황을 끝내고 모처럼 찾은 조선업 호황의 기회를 살리기 위해 노사가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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