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웹서 마약 수입·판매한 30대 항소심 징역 5년…형 2배↑

기사등록 2024/09/16 13:00:00 최종수정 2024/09/16 14:46:29

검찰, 2심서 공소사실 변경…"영리 목적"

1심 징역 2년6개월 선고…2심서 형 늘어

2심 法 "영리 목적 있었던 것으로 판단"

[서울=뉴시스] 회원 수가 4000명에 이르는 국내 마약류 유통 사이트에서 마약류를 판매하거나 수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사진=뉴시스DB) 2024.09.16.
[서울=뉴시스]이소헌 기자 = 회원 수가 4000명에 이르는 국내 마약류 유통 사이트에서 마약류를 판매하거나 수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1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4-2부(부장판사 권혁중·황진구·지영난)는 지난달 28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대마) 등 혐의로 기소된 A(32)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추징금 9937만원 가납도 명령했다. 앞서 1심은 A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는데, 항소심에서 형이 2배가량 늘었다.

검찰은 A씨가 액상대마 등을 수입하는 등의 행위가 단순 매매의 목적이 아닌 영리의 목적이 있다고 보고 항소심에서 공소사실을 변경했다.

이에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수차례에 걸쳐 대마 등을 광고 내지 매매한 점 ▲운영자에게 판매 자격을 취득하고 판매 장부를 작성한 점 ▲피고인이 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등 동기와 유인이 충분히 존재하는 점 등을 비춰 보면 미필적으로나마 영리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마약 매매 전문 사이트에서 활동하면서 약 1억원 상당의 이익을 취득했고 범행 적발 전까지 관련 범행을 계속할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피고인은 가상화폐를 이용해 대금을 지급받고 마약류를 매도하는 등 마약류 전문 판매상의 형태를 보여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은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재범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수사 과정에서 공범의 존재를 진술해 그를 특정, 검거한 것으로 보이고 취급하거나 취급하려고 한 마약류가 피해의 정도나 사회적 해악의 여지에 있어 보다 중한 향정신성의약품 등에까지 미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4월 A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A씨와 검찰은 1심 판결에 모두 불복해 항소했다. A씨는 2심 판결에도 불복해 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한 상태다.

A씨는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82회에 걸쳐 약 1억원 상당의 대마 390g, 합성대마 208㎖ 등을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또 공급책들과 공모해 6000만원 상당의 합성대마 500㎖를 수입하거나 대마 418g, 합성대마 2352㎖를 소지한 혐의도 받는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0월부터 마약류 판매상 13개 그룹, 회원 3962명이 가입된 국내 유일의 다크웹 마약류 매매 전문 사이트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지난 2022년 6월부터 2년간 총 759회에 걸쳐 8억6000만원 상당의 대마 7763g, 합성대마 208㎖, 액상대마 카트리지 98개 등을 유통한 마약류 판매상과 특정 장소에 묻어 은닉·판매한 '드랍퍼' 등 16명을 적발했다. 이들 중 12명은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수사 결과 판매상들은 주로 국내 공급책으로부터 마약류를 조달받았으나, 일부 판매상들은 직접 해외 마약류까지 밀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판매상 그룹은 관련 장비를 자신들의 주거지에 설치하고, 주택가 한복판에서 대마를 재배하고 액상대마를 제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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