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충남도가 충분히 설명해야. 청양의 일방적 피해 댐건설은 반대"
김 군수는 이날 오후 청양문예회관 대공연장서 열린 김태흠 지사와 '청양군민과의 대화' 행사 환영식에서 환경부와 충남도를 에둘러 비판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청양 최대 현안으로 불거진 지천댐에 대한 찬반 의사를 묻는 여러 언론사 질의에 대해 철저히 모호한 자세를 유지하던 것과 사뭇 달라 이목을 끌었다.
그는 욕설과 고성으로 아수라장이 돼 발언조차 잘 들리지 않는 행사장에서 환영사를 통해 장시간 충남도정의 성과를 거론 한 뒤 마지막 부분에 "환경부서 주민 동의 없이 일방적인 댐 건설 후보지(안)을 발표해 여론이 찬성과 반대로 분열되고 곳곳에서 온갖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돌연 강도 높은 발언을 했다.
나아가 "혼란을 더욱 가중시킨 것은 환경부와 충남도가 댐 건설 필요성만 강조하며, 주민들이 반대하고 우려하는 사항에 대해선 납득할 만한 설명과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 데 있다.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과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환경부에 충남도까지 싸잡아 비판했다.
이어 "여론을 통합·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는 군수의 입장에서 지역의 일방적 희생만을 강요하고 일방적 피해가 예상되는 댐 건설이라면 '반대를 할 수 밖에 없는 입장'임을 밝힌다"며 쐐기를 박았다.
그러면서 "환경부와 충남도는 주민이 반대하고 우려하는 문제에 귀 기울여 충분한 설명과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갈등과 대립으로 치닫고 있는 지역의 혼란스런 상황을 종식시켜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김 군수의 발언은 곱씹을만하다는 평가가 있다. 이 행사 직전에 열린 출입기자와의 간담회에서 그는 찬반 의견을 묻는 질의에 대해 "군수가 한쪽 손을 드는 순간 갈등이 깊어진다"며 다만 "기본적으로 군민에 일방적으로 피해를 주는 댐건설은 반대한다. 댐건설로 인한 메리트는 별개의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며 극도로 신중한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공식적으로 '중립' 입장을 유지하던 그가 대규모 주민 집합 행사에서 충남도와 환경부를 싸잡아 비판하는 모양새를 취한데는 그의 이력 등이 거론되면서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김 군수는 충남도 퇴직 공무원으로 도정과 행정의 생리를 잘 알고 있는데다, 당적은 김 지사와는 다른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행정 프로세스에 맞춰 발언의 수위와 정치적 스탠스를 어떻게 할 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에서 나온 발언과 행동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현장에 있던 공무원 A씨는 "정부사업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야당 당적의 정치인 신분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줄타기를 하고 있을 수 있다"며 "모호한 전략을 유지할 수록 얻을 수 있는 것이 많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수 있다. 청양이 군수의 고향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김 군수는 27일 오전 문예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환경부의 지천댐 후보지 주민설명회에 참석한다. 지천댐 반대대책위는 설명회를 무산시키기 위해 대규모 집회를 벌일 계획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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