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1조 넘는 유니콘 사업 여럿 키운다 [LG전자의 변신③]

기사등록 2024/08/24 09:02:00 최종수정 2024/08/24 09:28:52

'유니콘 1호' 구독, 올해 매출 1.8조 돌파 전망

웹OS도 1조원 넘긴다…고속 성장 드라이브

칠러 앞세운 AI데이터센터 냉각시장 공략 속도

[서울=뉴시스]LG전자는 현재 총 23종 제품을 구독으로 운영하고 있다. (사진 = 업체 제공) 2024.07.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LG전자가 가전 기업을 넘어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한 구독 사업을 필두로 미래 핵심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유니콘 사업'들을 연이어 발전시킨다는 포부다.

LG전자는 시장에서 1조원 이상의 가치를 평가받는 벤처를 유니콘 기업으로 부르는 것에서 착안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혁신하는 과정에서 연매출 1조원 이상을 내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유니콘 사업'으로 부르고 있다.

◆'유니콘 1호' 구독, 올해 매출 1.8조 넘는다
구독 사업은 지난해 연매출 1조1341억원으로 유니콘 사업 반열에 올랐다. 직전년도 대비 33% 성장한 수치다. 올해 들어서는 성장세가 더욱 가파르다. 올해 가전구독 매출은 60% 가까이 올라 1조8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LG전자 가전구독의 고속 성장 비결은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킨 데 있다. 고객은 초기 구매부담을 낮추고, 원하는 기간만큼 전문가의 관리를 받으며 가전을 깨끗하게 사용할 수 있다. 구독 기간 무상서비스도 유지된다.

고객들의 반응은 구독 사업의 높은 가치를 방증한다. LG전자 국내 가전매출 가운데 구독 비중은 지난해 15%에서 올해 20%를 넘어섰다. LG베스트샵에서 정수기를 제외한 대형가전 구매고객 중 35% 이상은 구독을 선택하고 있다.

LG전자 측은 "판매 시점에 일회성 매출과 수익이 발생하는 제품 중심 사업과는 달리 구독은 판매 이후에도 제품에 최적화된 케어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고객과 관계를 유지하고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이라며 "가전 사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LG전자가 독자 스마트TV 플랫폼 'webOS'의 콘텐츠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해 글로벌 해커톤을 개최한다. 모델이 LG 스마트 TV로 게임을 즐기는 모습. (사진=LG전자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웹OS도 1조 넘긴다…고속 성장 드라이브
웹(web)OS 기반 광고·콘텐츠 사업은 전 세계 수억 대 제품을 플랫폼으로 삼아 추가 수익원을 창출하는 모델이다. 올해 매출은 지난 2021년 대비 4배 성장하는 1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LG전자는 이 사업의 고속 성장을 위해 ▲모수 확대 ▲수익모델 다변화 ▲사업역량 강화 등에 드라이브를 건다.

플랫폼 사업 특성상 모수에 해당하는 제품이 많을수록 사업 규모가 커진다. LG전자가 지난 10여 년간 판매한 스마트 TV는 2억2000만대에 이른다. LG전자는 자체 OS가 없는 외부 업체에도 웹OS를 판매하는데, LG전자를 제외한 타 브랜드가 판매한 웹OS TV는 1000만대를 넘어섰다.

웹OS 탑재 기기는 TV에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스마트 가전 등으로 확장해 나간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에서는 글로벌 유력 완성차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LG전자는 웹OS로 고객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며 광고, 서비스 등의 수익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29개국에 3800개 이상 채널을 무료로 제공하는 광고기반 무료 스트리밍 'LG채널'이 대표적이다.

웹OS 플랫폼 사업역량 강화를 위해 2027년까지 1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전 세계 4000개 이상 콘텐츠 파트너와 협업을 이어가는 동시에 데이터 분석업체 알폰소의 맞춤형 광고 솔루션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
[서울=뉴시스]LG전자가 글로벌 냉난방공조 시장의 탑티어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43개 국가, 62개 지역에서 매년 3만 명이 넘는 냉난방공조 엔지니어를 양성하고 있다. 각지의 아카데미는 LG전자가 B2B HVAC 사업을 확대해 나가는 거점 역할을 한다. 사진은 미국 보스턴 아카데미. (사진=LG전자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칠러 앞세운 AI데이터센터 냉각시장 공략도 속도
LG전자 냉난방공조 사업은 가정용 에어컨부터 빌딩·학교·공공기관 등 상업용 에어컨, 공장·발전소 등에 들어가는 산업용 공조시스템, 보일러를 대체하는 히팅 영역 등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있다. 탈탄소, 전기화 등의 시장 변화 흐름을 타고 빠르게 성장하는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다.

특히 최근에는 AI 열풍에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구축 수요가 늘어나며 냉각시설로 활용되는 칠러(Chiller) 사업의 기회가 새롭게 열리는 추세다.

칠러는 냉매로 물을 냉각시켜 차가운 바람을 만들고 대형 건물 등에 냉방을 공급하는 설비다. LG전자 칠러 사업의 최근 3년 연평균 성장률은 15%를 넘어선다. 같은 기간 해외 매출은 2배 이상으로 늘었다.

LG전자는 발전소,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사양의 칠러를 공급해 온 경험과 냉난방공조 사업의 고효율·고성능 원천기술을 앞세워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최근 새롭게 대두되는 액침냉각 등의 신규 솔루션도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재성 에어솔루션 사업부장은 "기존 우리가 잘하던 사업에 추가적인 데이터센터 냉각 사업을 기반으로 삼아 칠러 사업을 3년 내에 매출 1조원 이상 규모로 성장시켜서 LG전자의 새로운 유니콘 사업으로 도약시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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