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그룹 ‘스페이스 이수’서 개인전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세상에 대해, 삶에 대해, 미술의 관습과 한계에 대해 질문하는 전시가 열렸다.
이수그룹 문화예술 공간 ‘스페이스 이수’에 펼친 '안규철의 질문들―지평선이 없는 풍경' 전시는 미술가 안규철이 지난 40년 간 미술에서 품어온 질문들을 담은 신작을 소개한다.
"작가는 무엇을 하는 사람이냐?” 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작가는 질문하는 사람”이라고 대답하는 작가는 “예술가는 남이 가르쳐 주지 않는 일들의 방법을 찾는 데 자신의 삶을 탕진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예술가가 질문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현재의 관습과 제도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고 , 그것은 예술의 근본적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는 믿음"이다.
이번 개인전 부제 ‘지평선이 없는 풍경’은 이중적 의미가 있다. 안규철 작가가 지속해서 다뤄 온 주제인 실패와 공회전을 거듭하는 사회의 모습을 가리키며, 그 안에서 도달할 수 없는 이상적 유토피아를 찾아 헤매는 우리 자신을 이야기한다.
설치, 조각, 회화, 텍스트 등의 신작으로 구성된 전시는 관람자가 ‘지평선이 없는 풍경’ 속으로 들어가 예술가가 던지는 질문들에 대한 응답을 생각해 보도록 제안한다.
프란츠 카프카 (1883~1924)작가의 인용구를 여러 가지 외국어로 캔버스에 옮겨 적은 '외국어로 된 열두 개의 잠언' , 화이트 큐브에서 미술가들이 행해 온 전복적인 행위들의 목록을 금속판에 새긴 '24 개의 도발', 기울어진 바다 그림을 바로잡아 보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는 '세 개의 수평선', 상자마다 서로 맞지 않는 다른 상자의 열쇠가 담겨 있어 모든 상자를 열지 않고는 전체를 파악할 수 없는 '일곱 개의 상자' 등 총 8점의 신작들은 혼란스럽지만 열린 사고와 해석을 환기하게 한다.
“미술가로서 나는 교훈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미술을 할 생각이 없다. 그 대신에 나는 질문을 하기로 했다. 교훈과 설교보다 질문이 내 작업의 목표라면, 그 작업의 성패는 그 질문들이 관객에게 회피할 수 없는 절실한 질문이 되느냐 , 그렇지 않고 하나 마나 한 질문이 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안규철 작가 노트)
전시는 2025년 1월3일까지. 관람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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