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유전자변이' 결절성 경화증, 첫 발작 나이 더 빨랐다

기사등록 2024/08/23 14:33:57

韓 결절성 경화증 유전형·증상 첫 대규모 연구

"돌연변이 유전자 따른 첫 발작 연령 등 조사"

[서울=뉴시스]TSC2 유전자 변이를 가진 결절성 경화증 환자는 TSC1 변이 환자보다 첫 발작이 이르는 등 중증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인 결절성 경화증 환자의 증상과 원인 유전자 변이를 조사한 국내 첫 대규모 연구 결과다. 결절성 경화증(Tuberous Sclerosis Complex·TSC)은 6000~9000명당 한 명꼴로 발생하는 선천성 희귀질환이다. (사진= 세브란스병원 제공) 2024.08.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TSC2 유전자 변이를 가진 결절성 경화증 환자는 TSC1 변이 환자보다 첫 발작이 이르는 등 중증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인 결절성 경화증 환자의 증상과 원인 유전자 변이를 조사한 국내 첫 대규모 연구 결과다. 결절성 경화증(Tuberous Sclerosis Complex·TSC)은 6000~9000명당 한 명꼴로 발생하는 선천성 희귀질환이다.

세브란스병원 소아신경과 강훈철·고아라 교수, 신희진 연구교수 연구팀은 1990~2023년 세브란스병원 한국인 결절성 경화증 환자 331명의 증상과 돌연변이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를 23일 밝혔다.

결절성 경화증은 뇌전증, 지적 장애, 지나치게 활동적이거나 수면 장애·자폐 등 행동장애, 흰색 피부 반점·혈관섬유종 등 피부 증상 등이 나타난다. 다른 장기에 종양을 발생시키는 원인이기도 하다. 한 질환에서 여러 증상과 다양한 유전자 변이가 나타나면 방대한 환자 정보 축적이 중요하다. 현재까지 한국인 결절성 경화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소규모였다.

연구팀 연구 결과 연구 대상 환자 중 279명(84%)은 뇌전증 진단을 받았고 215명(77%)이 두 가지 치료법을 진행했지만 발작이 지속하는 난치성이었다. 뇌 MRI에서 결절(덩어리)을 발견한 환자 수는 291명(88%)이었고 36명은 피질하 거대 세포성 뇌종양(Subependymal Giant Cell Astrocytoma·SEGA)을 가지고 있었다. 또 망막과오종(66명·20%), 심장 횡문근종(149명·45%), 신장 혈관근지방종(145명·44%) 등 종양 발생 양상도 확인됐다.

유전자 검사 결과에서는 TSC1과 TSC2 유전자에서 새로운 원인 돌연변이 30개를 발굴했다. TSC1과 TSC2 유전자 변이를 가진 환자들의 임상 양상을 분석했을 때 TSC2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으면 중증도가 높았다. 첫 발작 나이가 0.6살로 TSC1(1.5살)보다 0.9살 빨랐고 피질하 거대 세포성 뇌종양은 물론 다른 장기에 발생한 종양도 많았다.

환자 유전자 변이를 심층적으로 분석했을 때 이런 돌연변이가 많이 발생하는 지점을 알 수 있었다. TSC1 유전자의 엑손8, TSC2 유전자의 엑손 35 및 41에서 변이 발생이 잦았다. 또 TSC2 유전자의 엑손 23~33에 유전자 변이가 발생한 환자는 영아연축(연축 발작, 고진폭부정 뇌파, 발달 지연을 특징으로 하는 뇌전증 증후군)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한국인 결절성 경화증 환자의 유전형과 증상을 분석한 첫 대규모 연구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이러한 임상 및 유전자 정보 축적은 정확한 진단과 위험 요인 분석, 임상 양상 평가, 맞춤형 치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5월 하님정밀의료센터를 열어 희귀유전질환 환자들을 위한 최적의 맞춤형 치료와 포괄적인 관리를 준비 중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신경유전학’(Neurogenetics)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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