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리다임 2분기, 786억 흑자…'적자 기업' 오명 단절
"내년 초까지 수요 견조" 전망에 흑자 지속에 관심
완전자본잠식 상태…정상화까지는 아직 '첩첩산중'
하지만 장기간 영업손실로 납입했던 자본금까지 까먹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해법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23일 SK하이닉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솔리다임(SK하이닉스 낸드프로덕트솔루션 및 종속회사)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매출 3조9763억원, 순손익 -709억원이다. 올해 1분기 손순익은 -1495억원으로, 2분기에는 786억원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는 기업용 낸드 시장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2021년 11조원가량을 투입해 솔리다임을 인수했다. 이후 낸드 업황 침체가 나타나고 초기 일회성 비용 등의 영향이 겹쳐 ▲2022년 3조3257억원 적자 ▲지난해 4조344억원 적자 행진을 이어왔다. 올해 2분기 들어 적자 고리를 끊어내며 운영 정상화의 토대를 마련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내부 행사를 통해 "내년 초까지 메모리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혀, 솔리다임 역시 당분간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을 보인다.
솔리다임은 최근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기업용 낸드 제품인 AI(인공지능) 서버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를 주력으로 한다. 특히 데이터 저장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고용량 기업용 SSD인 QLC(쿼드레벨셀) 60TB(테라바이트) 제품을 상용화하고, 내년에도 128TB, 256TB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다만 장기간 영업손실에 따라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는 등 재무구조가 악화된 점이 우려를 낳고 있다.
솔리다임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9060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총부채는 14조451억원에 달한다.
SK하이닉스가 올해 상반기까지 솔리다임낸드프로덕트솔루션사업부)에 대여한 운영자금은 26억달러(3조5000억원) 수준으로, 전년 상반기 말(12억달러)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3월에도 인텔에 남은 인수대금으로 22억3500만달러(3조원)를 지급하기로 돼 있어 돈 들어갈 곳이 여전히 많은 상황이다. 업황 회복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정상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솔리다임 투자금 확보를 위해 뉴욕 증시에 상장할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한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만큼 우려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도 SK하이닉스의 실적 성장세와 안정적인 현금흐름에 주목해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로 상향했다. 이는 회사의 역대 최고 신용등급이다. 회사 측은 "솔리다임의 성장을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 상장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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