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혼외자 출산, 동거인과 공개적 행보"
"헌법상 보장된 혼인의 유지 방해했다"
최태원·김희영, 함께 위자료 20억 지급
[서울=뉴시스] 장한지 박현준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거인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이 최 회장과 공동으로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위자료로 20억원을 지급하라고 법원이 판결했다.
앞서 이혼소송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5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3800억원과 위자료로 2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는데, 이 위자료를 두 사람이 공동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부장판사 이광우)는 22일 오후 노 관장이 김 이사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선고기일을 열고 "김희영은 최태원과 공동해 위자료 2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우선 혼인 파탄의 책임이 김 이사장과 최 회장에게 있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김희영과 최태원의 부정행위, 혼외자 출산, 일방적 가출, 김희영과 최태원의 공개적 행보 등이 노소영과 최태원의 근본적 신뢰관계를 훼손했다"며 "혼인 파탄의 책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혼인과 가정생활은 헌법에 의해 보장된 것으로 유지를 방해하고 배우자의 권리를 침해해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행위는 불법행위"라며 "부정행위를 한 제3자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연인으로 발전하기 전부터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이미 혼인 파탄 관계였다'는 김 이사장 측의 주장도 기각했다.
재판부는 "부정행위 이전에 노소영과 최태원이 파탄에 이르렀다거나 책임이 노소영에게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두 사람의 부정행위는 혼인 파탄 이전인 2009년 초 무렵에 시작돼서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져 오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과정에서 김 이사장이 잘못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점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이 노 관장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점 ▲오랫동안 지속된 무정행위로 노 관장에게 정신적 손해가 발생한 점 등도 손해배상액 산정에 참작했다.
그러면서 '부진정연대채무' 개념에 따라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지급해야 하는 위자료 20억원을 공동으로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부진정연대채무란 공동불법행위자들이 채무를 공동으로 부담하는 것을 뜻한다.
앞서 이혼소송 항소심 재판부(서울고법 가사2부)는 지난 5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3800억원, 위자료로 2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김희영과 최태원의 부정행위 경위, 정도, 혼인 상황, 경과 등을 고려해볼 때 김희영의 책임이 최태원과 비교해 특별히 달리 정해야 할 정도로 가볍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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